[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 자유무역지역(FTZ)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반도체, 전기·전자제품 등 제조업의 경기 회복세와 코로나 관련 제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FTZ 입주기업들의 수출이 증가한 요인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도 FTZ 수출 잠정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FTZ 수출은 1년 전(5767억 달러)보다 89.6% 늘어난 총 10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FTZ 수출이 100억 달러는 넘어선 건 지난 1970년 마산수출자유지역 지정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5년간 FTZ 전체 수출액 추이(단위:억달러).표/산업통상자원부.
FTZ는 수출·물류 확대와 외투 유치 등을 위해 자유로운 제조·물류·유통, 무역활동을 보장하는 지역을 말한다. 국내에 위치하지만 법상 관세영역 외 지역으로 관세법 등의 적용에서 예외가 인정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산단형(7곳), 항만형(5곳), 공항형(1곳) 등 13곳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FTZ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6445억달러) 중 1.7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FTZ 수출은 지난 2017년 0.35%에서 2018년 0.51%, 2019년 0.47%, 2020년 1.13%, 2021년 1.70%로 최근 5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FTZ 유형별 수출액(단위:백만 달러). 표/산업통상자원부.
유형별로 보면 공항형이 FTZ 전체 수출의 80.9%를 차지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산단형은 18.1%, 항만형은 1.0%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공항형 수출은 총 88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기(41억7300만 달러) 대비 112% 증가했다. 반도체 호황과 항공화물 이용 용이성으로 인천국제공항 FTZ에서 직접 가공·조립해 수출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부품 수입 후 가공·조립해 수출하는 반도체 칩 패키징 입주 기업들의 수출 증대가 전체 수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 또 자율 주행 및 전기차,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원격 수업 증가로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급증도 도움이 뒀다.
지난해 산단형 수출은 총 19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5억500만 달러) 31.5% 늘면서 지난 2017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20억 달러에 근접했다.
산단형 수출은 코로나 관련 제품과 제조업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군산·김제·율촌·마산·울산·대불 등 6개 FTZ 실적이 고루 증가한 영향이다. 마산의 경우 전자전기·정밀기기업종 수출 호조로 전년 대비 22.8% 상승한 9억44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고 지난 2020년 9월부터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 항만형 수출은 광양항 자유무역 지역 풍력발전기 부품기업과 분유 생산기업의 수출 증가로 전년 대비(8900만 달러) 27% 증가한 1억1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풍력발전기 부품기업들은 주로 광양항 인근 제철소에서 원자재를 수급해 제품 생산 후 광양향을 통해 이를 수출한다.
안성일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코로나 확산과 물류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자유무역지역 입주기업의 노력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자유무역지역이 수출전진기지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지자체와 협력해 '자유무역지역 2030 혁신전략'을 이행하고, 수출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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