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김유진 기자] 올해 중화권 리스크가 복병으로 작용하면서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적잖은 부담을 안길 전망입니다. 특히 지난해 대중국 수출이 20% 가까이 감소한 데다, 현지 진출 기업들의 경영 어려움마저 가중되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절박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반중 세력인 대만 총통에 당선되면서 대외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부담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7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경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 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의 어려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사진=뉴시스)
중국 저성장…현지 기업 '부담 가중'
17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경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 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의 어려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조사에 응답한 217개 업체는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현지 수요 부진(35.0%)'을 꼽고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수출 부진' 16.0%, '경쟁 심화' 16.1%, '인력난·인건비 상승' 8.8%, '현지 정부 규제' 5.5%, '원자재 조달난·가격 상승' 3.2% 등의 순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180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한국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적자를 본 건 1992년 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입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중 수출은 앞으로 중화권 경제상황, 정보통신기술(ICT) 및 반도체 수요 회복 등에 따라 엇갈릴 전망입니다.
문제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들 모두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5.2%)보다 낮은 4%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 경제가 둔화될 경우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체감 상황도 더욱 암울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17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경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 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의 어려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대만 라이칭더 당선인. (사진=뉴시스)
양안관계 '냉각' 변수
최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성향인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하면서 대외경제 정책 수립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공개한 '2024년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이번 대만 총통 선거로 향후 양안관계는 한층 더 냉각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로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 모색과 대만해협의 불확실성이 초래할 수 있는 대외경제환경 변화의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가 입게 될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대한 선제적 분석과 상황별 시나리오 대응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허재철 KIEP 일본동아시아팀장은 "향후 라이칭더 신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중국의 다양한 경제적 강압이 예상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라이칭더 신정부 또한 경제안보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경제에 어떠한 기회 및 도전 요인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대응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라이칭더 신정부는 대중국 경제의존도를 경제안보 차원의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공급망·수출입 다변화,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17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경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 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의 어려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HMM. (사진=뉴시스)
물류·핵심 광물 통제 등 '영향권'
허재철 팀장은 "라이칭더 신정부는 차이잉원 정부에서 추진해 온 ‘신남향정책 추진계획’을 계승해 동남아, 인도 등 신흥 시장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대만 간 경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라이칭더 당선자는 차이잉원 정부에서 추진한 정보·디지털, 정보보안, 정밀 헬스케어, 국방·우주, 민생·전략비축물자,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산업 등 6대 핵심 전략산업과 반도체, 인공지능, 방위, 보안제어, 통신산업 등 5대 신뢰산업을 지속 육성하겠다고 밝혀 이 분야에서 한·대만 간 협력 기회 및 경쟁 요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대만 총통 선거로 결과가 양안관계에 분명 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만해협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을 오가는 주요 항로가 몰려 있는데, 대만해협의 긴장감이 고조되면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도 물류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근거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고 있지만 만약 대만을 지지해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중국이 휘두를 수 있는 무기 중 하나인 핵심 광물 자원 수출 통제로 한국도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라고 분석했습니다.
세종=조용훈·김유진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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