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무산과 관련해 직접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내용으로는 대우조선의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과 함께 새로운 인수기업 선정 계획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수기업 선정의 경우 당장 새로운 매수자를 찾기 힘들다면 대우조선 매각 계획도 장기전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26일 산은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은 오는 27일 온라인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산은의 주요 사업계획과 운영방향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한 내용이다. 앞서 유럽연합(EU) 독점규제당국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건을 불허한 바 있다. 두 기업의 합병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형성해 시장에서의 경쟁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후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은을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대우조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산은에서도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한 상황에서 대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우선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2151억원, 영업손실은 4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가 줄고, 영업이익은 5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조5000억원을 지원받아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EU가 기업결합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단기적인 경영 안정화 방안과 함께 중장기적인 계획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매각 건에 대해 플랜D까지 고민 중이라고 밝혀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새로운 인수기업 선정 작업에 대해서도 이 회장이 어떤 복안을 내놓을지 관심사다. 산은은 이번 대우조선 매각 무산과 무관하게 민간기업이 새 주인이 돼야 한다는 것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장기 조선업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대우조선의 재무구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매각 작업이 장기화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에 앞서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선결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문제가 해결돼도 새로운 인수기업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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