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국민대 임용에 대한 교육부의 조치에 대해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담당 교직원들의 책임을 묻지 않고 김씨의 임용 취소 역시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8일 국민대 특정감사를 마쳐놓고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해 이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결국 25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국민대에 기관 경고를 예고했을 뿐 교직원에 대한 징계 등 신분상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특정인의 문제라기보다 국민대의 전반적인 문제라는 이유다. 국민대는 면접을 실시한다는 규정을 따르지 않았고, 학력·경력을 사실과 달리 기재한 김씨 지원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보통 기관 경고 처분은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적절하지 않거나 기관의 구조적인 문제 및 기관의 책임이 중하다고 봤을 때 내린다"며 "학교 본부가 임용 계획을 수립하면서 구체적인 임용 절차를 개별 학과나 학부에 안내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비전임교원 임용 절차의 큰 틀만 있었을 뿐 정확한 평가표 등 세부적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씨 임용 당시 교직원들이 지켰어야 할 세부 절차가 존재하지 않거나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에 개별 교직원이 아닌 학교 전체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정원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규정을 접하지 못했다고 해도 면접도 안보고 채용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학생을 매년 가르치는 교수를 채용하는데 규정을 떠나 상식에 어긋나는 심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육부의 조치는 말도 안된다"면서 "채용 결재라인에 있던 사람들과 본부 책임자에게 경중을 가려 절차를 어긴 책임을 다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국민대 내부 규정을 들어 김씨의 임용 취소를 시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했을 뿐 구체적인 요구에 임용 취소를 명시하지 않았다. '학교가 취할 적절한 조치에 임용 취소가 포함됐느냐'는 <뉴스토마토> 질의에 교육부 관계자는 "그 판단은 학교에서 하는 것이지 교육부가 결정해서 학교에 통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에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은 "교육부가 흐리멍텅하게 (조치)하면 채용비리를 계속 양산하는 것"이라며 "교육부가 (임용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국민대에 감독기관으로서 분명하게 명령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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