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황준익 기자]
기아(000270)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도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달성했다. 카니발과 쏘렌토, 스포티지 등 수익성이 높은 RV 차량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26일 기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69조8624억원으로 전년보다 18.1%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5조657억원으로 145.1% 늘었다. 둘 다 사상 최대치다.
차량 판매는 277만6359대로 6.5% 확대됐다. 차량 판매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고수익 RV 차량과 신차 중심의 판매 확대로 판매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ASP와 믹스 개선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분은 2조원 이상이다.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액은 17조18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1751억원으로 8.3% 줄었다. 판매량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기아의 4분기 판매는 64만7949대로 12.8% 감소했다.
기아 관계자는 "4분기 가용재고 부족으로 판매가 감소했지만 주요 차종에 대한 신규 주문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견고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생산이 정상화되면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 양재 본사.사진/뉴시스
기아는 반도체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한 생산 확대를 통해 그동안 쌓인 미출고 대기 물량을 빠르게 해소하면서 큰 폭의 판매 증가를 달성할 계획이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13.5% 많은 315만대로 잡았다. 이를 위해 가동률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은 "올해 315만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산목표를 330만대로 설정했고 국내에서 162만대, 해외에서 나머지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162만대를 달성하려면 가동률을 106%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월 27만대를 생산해야 하는 데 26만대는 정상 가동으로 만들고 특근으로 1만대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목표 달성의 최대 변수는 반도체 수급이다. 기아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되고 완전한 생산 정상화가 이뤄지는 시점을 하반기로 보고 있다. 기아의 월 생산 대수는 지난해 3분기 20만대로 떨어졌다가 4분기 22만대로 올라왔고 현재는 24만대 수준이다.
올해 매출액은 작년보다 19% 증가한 8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7.3% 늘어난 6조5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영업이익률은 7.3%에서 7.8%로 0.5%포인트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EV와 신형 니로 등 친환경차 판매를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전동화 모델 판매 증가를 통한 수익성 확보를 추진하고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등 신수익·신사업 분야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기아는 중장기 전략과 주요 시장별 전략,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오는 3월 초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