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최근 한우 사육이 늘면서 도매가격 급락에 따른 축산 농가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솟값 상승 바람을 타고 사육마릿수를 늘린 탓으로 2년 후 개체수는 평년보다 32.1%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송아지 입식 자제와 조기 출하를 통한 사육두수 감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한우 도축가능 개체수는 85만9000마리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국 평균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 대비 9.4% 하락하는 등 1kg 당 1만9185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2024년에는 도축 가능 개체수가 99만9000마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평년(75만5000마리)과 비교해 32.1% 급증하는 규모다.
지난해 한우 공급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도매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면서 농가는 한우 사육마릿수를 늘려왔다.
한우 공급물량을 보면, 지난해에는 평년과 비교해 6.2% 증가했다. 그러나 도매가격(전국평균)은 오히려 17.9% 상승한 1kg당 2만1169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가정소비 증가·재난 지원금 지급 등으로 한우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도매가격 상승 기조가 지속되면서 농가들의 사육의향도 함께 높아지면서 지난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평년보다 14.1% 많은 339만마리 수준까지 증가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중장기 전망을 보면, 총 사육마릿수는 2023년까지 평년보다 16.8% 많은 361만마리 수준으로 예측했다.
소가 도축 가능한 수준까지 자라기까지 걸리는 시기는 암소의 임신 시점으로부터 약 40개월이 소요된다. 올해 태어난 소가 시장에 나가려면 2024년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2023년까지 가임암소와 1세 미만 마릿수가 지속 증가하면서 2023~2024년에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농식품부가 지난 26일 개최한 '2022 축산전망 대회'에서도 공급과잉 지속과 일상회복에 따른 수요감소로 도매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공급과잉·일상회복에 따른 수요감소 등에) 대비 하기 위해 생산자들이 송아지 입식을 자제하고 암소 마릿수 감축 등 수급조절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도 2020년 상반기부터 한우관측보 등을 통해 한우 공급과잉 우려 전망과 선제적 사육규모 감축을 권고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우 사육규모는 현재까지 줄어들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사육규모 확대에 따른 공급물량 증가 등으로 도매가격이 약세로 전환될 경우 농가에는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측은 송아지 입식 자제·암소 마릿수 감축 등 수급안정화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한 상태다.
박범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최근 한우 가격 호조에 따른 농가 사육의향 확대로 중장기적으로 공급과잉이 전망되며 사료가격도 국제곡물가 불안으로 2020년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농가와 생산자단체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향후 가격하락에 따른 경영악화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관련 수급조절 조치를 모든 농가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천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우 총 사육마릿수는 농가들의 사육의향 기조 지속 영향으로 송아지를 생산하는 가임암소와 1세 미만 개체수가 늘어남에 따라 2023년까지 평년보다 16.8% 많은 361만마리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사진은 마트에 진열된 한우.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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