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자동차 보험료 2% 인하' 포기?
당국 압박에도 손보사 거부…강제 방안 없어
손보업계 "흑자, 일시적 현상…손해율 다시 높아질수도"
2022-02-09 06:00:00 2022-02-09 06:00:00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올해 자동차 보험료 조정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손해보험업계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금융위가 보험료 2%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가 반대하는 상황이다. 금융위는 "업계가 끝내 반대할 경우 강제할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보험료 인하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8일 금융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동차 보험료 인하와 관련해 "(자동차 보험료는)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 금융위가 인하안을 제시했다고 해도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강제적으로 인하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손보업계에 올해 자동차 보험료를 작년 대비 2% 내외로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금융위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보험사들이 금융위 요청을 거부하더라도 금융위가 마땅히 제재할 수단은 없다. 금융위가 사실상 자동차 보험료 2% 인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손보업계 관계자도 "금융위가 손해보험협회를 통해 인상안이나 인하안을 제시할 수 있지만 보험사가 이를 따를 의무는 없다"면서도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손보사들이 역대급 흑자를 낸 만큼 그동안 꾸준히 올렸던 자동차 보험료를 이번엔 깎아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 4년 만에 흑자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 보험은 사업비 등을 고려해 78~80% 수준의 손해율을 기록하면 영업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주요 손보사의 손해율을 보면 △삼성화재 81.1% △현대해상 81.2% △DB손해보험 79.6% △KB손해보험 81.5%로 잠정 집계돼 영업흑자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흑자는 일시적 현상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적자 규모를 본다면 여전히 보험료 인하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누적된 자동차 보험 적자액만 약 9조원에 이른다”면서 “그동안 제한됐던 이동량이 한 번에 터져나온다면 손해율은 언제든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금융위원회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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