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에 성공했다. 매출은 17조원을 상회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같은 호실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포장재, 의료·방역용품의 사용 확대와 더불어 전기 전자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수요와 제품 판매 호조 덕분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4분기는 공장 가동 중지로 저조한 실적을 냈다.
8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17조8052억원, 영업이익은 1조535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5.7%, 330.3% 늘어난 수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오미크론 확산을 비롯해 유가 급등, 글로벌 공급 증가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국내외 석유화학 수요의 꾸준한 증가와 수급 여건 개선 등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소, 리사이클, 배터리 소재 등 미래 신사업 및 스페셜티 제품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안정적인 수익성 창출과 지속가능성장의 토대를 구축하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반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3% 감소한 297억원에 그쳤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89.7% 감소했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을 제외한 기초소재, 첨단소재, 롯데케미칼USA 등의 사업부문이 정기보수로 인해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매출은 4조84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9%, 전년 대비 50.4% 증가한 수치다.
4분기 기초소재사업의 경우 올레핀 사업부문은 매출액 2조3362억원, 영업이익 641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설 및 북미 설비 재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와 더불어 COVID-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 아로마틱 사업부문은 35일간의 울산공장 정기보수에 따른 기회손실 비용 반영으로 6171억원의 매출과 10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첨단소재사업은 매출액 1조1878억원, 영업이익은 451억원을 기록했다. PC 및 ABS 생산설비 정기보수 및 비수기에 따른 구매 관망세가 지속되며 수익성이 축소됐다.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은 매출액 7597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정기보수 완료 및 가동률 회복으로 매출이 증가했으며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제품 수요의 제한적인 개선과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부담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수익성은 축소됐다. 자회사 LC USA는 매출액 1471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했다. 원재료인 에탄 가격 상승과 MEG 설비의 정기보수에 따른 기회손실이 반영됐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등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먼저 롯데케미칼은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6만7500㎡ 부지에 약 602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인 고순도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공장을 건설한다. 고순도 EC와 DMC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전해액에 투입되는 대표적인 유기용매다. 유기용매는 전해액 원가 비중의 약 30% 정도를 차지하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하반기 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2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 및 액화 설비도 건설한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전해액 유기용매 소재인 고순도 EC, DMC의 원료로 투입하고 드라이아이스,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으로도 만들어 외부로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콘크리트에 투입되는 감수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산화에틸렌유도체(EOA) 생산라인도 증설한다. 롯데케미칼은 연간 EOA 생산량을 기존 33만톤에서 48만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대산공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틸렌 생산 원료인 액화석유가스(LPG) 사용량을 현재의 10% 수준에서 약 30% 수준까지 사용할 수 있게 원료 설비 효율화도 진행한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배터리 소재 전문회사 설립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롯데케미칼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전 2030'을 바탕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며 "최근 언론에 보도된 미국 배터리 소재 전문회사 설립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주지역은 이미 진출해있는 지역"이라며 "배터리 소재의 가장 큰 수요 시장이라 당사 역시 매력적인 시장으로 생각해 진출을 검토해왔고 최근 유관기관과 접촉중"이라고 언급했다. 또 "당사가 보유한 생산기술 기반으로 사업진출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내로 구체화되면 공시 및 IR팀 통해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4년 영업이익이 3059억원에서 2015년 1조6111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한 이후 2016년 2조5443억원, 2017년 2조9297억원, 2018년 1조9462억원, 2019년 1조1073원까지 5년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려왔으나 이듬해인 2020년 대산공장 폭발사고에 따른 공장가동 중단 등의 악재 속에 35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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