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언 변호사가 1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최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이어가자, 고인의 사위가 나서 "정치적 이득, 대통령선거에서의 당선이라는 큰 이득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는 1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갖고 "과거 윤 후보의 행태를 보면 '과연 좋아했을까'라는 의심이 당연히 든다"며 고인을 선거에 끌어들여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곽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이명박의 정치 보복을 기억한다. 윤석열은 그 정치 보복의 선두에서 우리 가족을 모두 샅샅이 수사했다"며 "내 사전에 정치 보복은 없다"는 윤 후보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바 있다.
곽 변호사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의소리' 이모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의 노 전 대통령 언급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윤 후보나 배우자인 김씨가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지 여부는 저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과거 윤 후보의 행태를 보면 '글쎄, 과연 좋아했을까'라는 의심은 당연히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는 싫어하는데 좋아한다고 말해두는 것이 스탠스상 좋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게 곽 변호사의 설명이다.
녹취록 전문을 보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모두 4차례 등장한다. 지난해 7월21일 통화에서는 김씨가 "우리 남편(윤석열)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노무현"이라며 "노무현 영화 보고 2시간 동안 울었다"고 했다. 또 "우리 남편은 팬 정도가 아니라 그 연설문까지 다 외웠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제주 강정마을을 찾아서는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며 잠시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익 원칙에 입각해 해군기지 건설 결단을 내린 노 전 대통령의 당시 입장을 생각했다"고도 했다.
곽 변호사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실제 존경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 그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후보의 제주 강정마을 발언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했던 것인지, 코치를 받아서 그렇게 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알 수는 없는데 진심이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곽 변호사가 이러한 판단을 하게 된 근거는 2012년 노 전 대통령 딸이자 자신의 아내에 대한 윤 후보의 거친 수사 때문이다. 그는 "윤석열 검사가 저희 집을 수사했을 때 두 가지가 참 이상했다"며 "제가 변호사이기 때문에 수사 진행을 보면 대충 어떤 방식으로 수사를 하는지 안다. 제 오해일 수도 있지만 수사를 하는 것인지, 사람을 괴롭히려고 하는 것인지 참 의아했다"고 당시 가혹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곽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언급("당시 검사 윤석열이 어떤 방식으로 수사했는지, 어떤 증거를 만들어 수사했는지 잘 알고 있다")에 대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소위 말하는 사찰문건을 받았다"며 "자료들을 보면 두 가지가 문제인데 하나는 국정원이 민간인에 대한 정보를 모은다는 것이고, 대검 중수부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대검 중수부 과장을 했던 사람이 윤 후보고, 제 아내와 저희 가족들을 수사한 것도 윤 후보"라며 "그러면 거기에 등장하는 대검 중수부 검사는 누구인가. 윤 후보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그 대검 중수부 검사가 국정원 요원을 만나서 이야기한다는 것"이라며 "이명박정권 때다. 돌이켜 보면 이명박 청와대의 하명수사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그 일환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 윤 후보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것도 윤 후보의 가식을 의심하는 이유로 봤다. 곽 변호사는 "정치 지향이 다른 후보가 과연 (노 전 대통령을)존경할 수 있겠느냐"며 "정치 입문 과정이나 입문 이후, 대통령 후보가 되는 과정,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의 언행을 보면 그것이 노무현 정치 지향과 같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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