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문재인정부 적폐수사' 발언을 다시 꺼내들었다. 연장선상에서 윤 후보가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검찰권 강화를 통해 정치보복을 획책하려 든다며 '검찰 왕국'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호남이 낳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부분을 언급하며 지역 민심을 파고들었다.
이 후보는 18일 오전 전남 순천 연향패션거리에서 유세를 갖고 "여러분,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을 핍박당하고 고통을 받으면서도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어느 나라, 어느 역사에 최고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정치보복을 한다고 하냐"고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지금도 이러는데 실제로 권한을 가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냐"며 "검찰왕국이 열릴 것"이라고 위기감 조성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지금 군대도 국방부장관을 민간인을 통해 참모총장을 지휘하자고 하는 '국방 문민화'까지 이야기되는 판에 검찰이 법무부장관 지휘를 안 받고, 예산을 독자 편성하고, 공수처 없애고, 수사권 다시 확보해서 경찰이 잘못하면 내가 수사해서 내가 기소하고 그렇게 되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냐"고 답답해했다. 이어 "소중하게 목숨을 바쳐서 만든 민주공화국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검찰왕국이 열리고 왕으로서 검사들이 국민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에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안 된다"고 외쳤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안보관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그는 외신 보도를 인용해 "며칠 전 이런 발표가 있었다. '한반도가 호전적이 되어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한반도에 군사적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미국이 걱정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해서 싸워 이기겠다는 생각은 참으로 위험하다"며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을 찾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바로 평화"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발언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는 집단은 전세계 이 집단 말고 없다"며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안보 문제를 정략적으로 악용해서 안보를 해치는 안보 포퓰리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밖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광주에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를 약속한 것을 의식한 듯 "이재명이 약속한다. 남부에 또 하나의 수도권을 만들어서 싱가폴처럼 국제투자도 이뤄지게 하겠다"며 "남부 수도권 균형발전을 제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형 복합쇼핑몰 공약에 대한 광주 반응이 좋다며 호남의 대선 득표율 목표치를 30%로 재상향했다. 앞서 20%에서 25%로 올린 데 이어 또 다시 상향 조정했다.
한편 이날 유세에는 전남 출신의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도 함께 하며 이 후보에 힘을 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18일 오전 전남 순천시 연향동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 참가해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순천=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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