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3월 새학기 시작을 앞두고 전국에서 학생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백신 미접종 대상인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비율이 높아 교육 현장이 비상이다.
2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만1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9~10만명대였는데, 최근 들어 또 급증해 이틀 연속 17만명대를 기록했다.
국내 감염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학생 확진자 또한 급증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4~20일 일주일간 유·초·중·고 코로나19 확진 학생 수는 5037명으로, 2주 연속 5000명대 이상을 기록했다. 봄방학에 돌입하면서 직전 주보다 확진자가 727명 감소했지만 여전히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다른 학년보다 등교하는 비율이 높은 유치원생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이 기간 유치원생 발생률은 학생 1만명당 124.9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초등학생 발생률은 67.4명, 고등 1~2학년 59.4명, 중학생 19.8명, 고등 3학년 7.6명이었다.
서울 외 지역 학생 확진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2816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19살 이하 확진자 비율이 30%에 달한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서울항동유치원에서 한 교사가 유치원생에게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배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1~15일 부산 학생 확진자는 6265명으로, 이는 전달 1560명보다 약 4배 많은 수준이다. 부산시교육청은 갑자기 등교 지침을 바꾸면 학교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며 일단 3월 첫 주는 정상등교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광주광역시 학생 확진자 수 또한 급격히 늘었다. 이달 1~21일 학생 확진자는 1482명으로, 전달 788명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다. 학년급별로 보면 유치원생 399명, 초등학생 582명, 중학생 124명, 고등학생 374명, 특수학교 학생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확진 비율이 높은 것이다.
충북에서도 이달 학생 확진자가 2000명을 돌파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21일 기준 2월 신규 학생 확진자가 201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면 등교가 시작된 2020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20개월 동안 발생한 학생 확진자 1570명 기록을 한달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방역당국은 2월 말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까지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맞아 하루 신규 확진자가 최대 27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학생 확진자도 당분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학생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상등교 원칙을 강조했던 교육부도 입장을 바꿨다. 개학 후 첫 2주 동안 원격수업이나 단축수업을 학교장 재량에 따라 할 수 있도록 권고한 상황이다.
다만 급하게 지침이 바뀌면서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개학을 코앞에 뒀는데 첫날에만 전학년이 등교하고 이후에는 어떻게 하는지 아직 공지가 나온 게 없다"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도 걱정이지만 집에 있어도 돌봐줄 사람을 구해야 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현장 교원 간담회에서 "현재 방역당국과 대다수 전문가들은 3월 중 오미크론 확진자가 정점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학교를 안전하게 운영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상황에서, 우리가 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대면수업을 제공하면서 학교의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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