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코로나 극복 먼저, 기본소득 미루겠다"(종합)
대선 11일 앞두고 정치적 고향서 막판 지지층 결집…"유능한 안보·경제 대통령"
윤석열 '유사시 일본군 개입' 발언엔 "3·1절 앞두고 유관순에 미안하지 않냐"
2022-02-26 20:27:51 2022-02-26 20:27:51
[김포·파주·고양·의정부=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돌며 '유능한 안보·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유사시 일본군 개입' 발언을 맹비판하며 무능을 부각했고, "(코로나19 극복 위한)재정의 부담도 있으니까 기본소득을 조금 미뤄겠다"고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김포·파주·고양·의정부시를 순회하면서 대선 막판 지지층 결집에 돌입했다. 이 후보가 대선을 11일 앞두고 경기도를 방문한 건 도지사로서의 인연과 실적을 강조하면서 유능한 대통령임을 재차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후보는 김포에서 "저와 여러분이 경기도지사로서, 도민으로서 함께 했는데 이쁘게 봐달라"면서 "경기도가 대권가도의 무덤 아니라 대권의 꽃길이라는 것을 증명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인제·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지사 등 역대 경기도지사들이 모두 대권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자신은 반드시 대통령에 당선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26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사우문화체육광장을 찾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후보는 유세의 상당 시간을 윤 후보의 '유사시 일본군 개입' 발언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윤 후보가 보수 표심을 자극하고자 안보 불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인 25일 TV토론 때 한·미·일 군사동맹을 언급하면서 '유사시 일본군이 한반도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다른 생각을 하다가 이상한 말을 한 것 아닌가 치부하고 싶고 그랬으면 좋겠다. 차라리 거짓말을 했다고 하면 더 좋겠다"라면서 "3·1절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유관순에게 미안해서라도 그런 말을 못 할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같은 내용의 특별성명까지 발표하면서 윤 후보의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언급하면서 "국가 경영과 미래를 놓고 우리 삶과 전쟁을 놓고, 전쟁이 유발될지 모르는 이야기를 해놓고 모르면 그만인가"라며 "전쟁 좋아하면 안 된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내보려고 16세 이상 남성들 출국을 금지시켰다고 하는데, 전쟁이 되면 결국 국민만 손해를 본다"고 전했다.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를 찾아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후보는 그러면서 윤 후보와 비교우위를 드러내는 데 애썼다. 이 후보는 고양에서 "확실하게 안보를 지킬 '안보 안심' 대통령이 누구냐"며 "정치적 안정을 통해서 정치보복 말고 경제를 다시 살릴 후보 누구냐"라고 했다. 또 "유능한 경제 대통령 후보가 누구냐"며 "제가 비록 미력하지만 나름의 성과를 내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경제와 평화를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며 “정말 규탄해 마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간 이 후보가 우크라이나 지도자의 무능만 부각하며 우크라이나에만 문제가 있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사태가 벌어진 것처럼 말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파주에선 국내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드라이브인 유세를 하면서 "주가조작을 하면 책임을 져야지, 다 드러나도 처벌을 안 한다"면서 "이래 가지고 누가 주식시장에 투자를 하겠느냐. 뻔뻔하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주가조작의 '주가조'만 나와도 싹 털어, 절대 다시 돌아올 수 없게 확실하게 정리해버리겠다"며 "(주가조작)이런 것만 고쳐도 종합주가지수 5000포인트를 찍는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에 대해서도 힘을 줬다. 이 후보는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50조원 긴급 추가경정예산(추경)이든 재정명령이든 해서 국민들에게도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소상공인 매출을 지원하겠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빚 때문에 고생하는 대출 상환을 연기하고 손해 본 것에 관해서 다 보상하겠다"고 설명했다.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도 의정부시 시민로를 찾아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이 후보는 의정부시연설에서 "저는 기본소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재정적으로)약간 중복되는 면도 있고, 재정에 부담이 있으니 기본소득은 조금 미뤄서 하겠다"고 했다. 과감한 재정 투입을 위해 기본소득 도입을 연기할 수 있다는 의지까지 피력한 것. 자신의 주요 정책의제를 실현하는 것보다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하고 민생을 구제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말이다.
 
이 후보는 아울러 저녁 7시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이날 별세한 고 이어령 교수의 장례식을 찾아 조문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 교수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를 전하며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었다"는 말씀을 드렸고, 유가족은 이 교수가이 평안히 가셨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성남시에 강연을 오신 이 교수님을 처음 뵙게 되었고, 이후 인사를 드리며 교류했다"며 "종종 조언을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져왔는데, 오늘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웠다"고 전했다.

김포·파주·고양·의정부=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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