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통합정부 구성을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후보는 이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선대위 공동 국가비전위원장(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위원장) 등의 직을 맡아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진영을 가리지 않는 통합정부를 골자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다당제 보장 등의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그 지지층을 노린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는 곧 반윤석열 연대 효과를 낳을 수 있어 다자구도에서 필승 전략으로 인식된다. 구상은 송영길 대표로부터 나왔다.
27일 민주당 선대위의 한 핵심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김 전 위원장을 모시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이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양쪽을 다 잘 아는 인사가 중재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직책이 ‘공동 국가비전위원장’인지는 불명확하다. 이 인사는 “이낙연 전 대표가 비전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게 같은 직을 제안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가비전위는 지난해 말 선대위 재편 과정에서 국민통합과 차기 정부 국정과제 설계 등을 위해 신설됐다. 위원장은 이 후보와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이낙연 전 대표다. 다른 관계자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직속 자문위원장 정도가 적합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지난 6일 이 후보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87년 체제 극복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후보는 ‘당선되면 무엇을 하려고 하냐’는 김 전 위원장 질문에 “정치를 바꿔야 한다”며 개헌 추진 의사를 전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87체 헌법 개정할 때 권위주의적인 대통령 권한은 건드리지 않고 직선제만 도입했는데 그것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에 “하겠다”고 답했으며, 김 전 위원장은 “진심이라면 선거 기간에 국민이 믿을 만하게 확실하게 하라”고 조언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의 회동 뒤 중도·보수 원로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거쳐 지난 14일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통합 선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및 각료 임명제청권권 등 실질적인 책임총리제 보장 △부총리 등 각 부처 자율성 최대 존중 △지방자치 강화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나라가 잘되고 진정성이 있게 한다면 도와줄 수 있지만 아직은 모르겠다"면서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로부터 국가비전위원장을 제안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자기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후보 측이)노골적으로 무슨 얘기한 것은 없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후보의 최근 국민통합 행보에 대해 "100% 믿을 수는 없고,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016년 8월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CGV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박용진 대표비서실장 등과 '덕혜옹주'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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