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해외에 머물면서 불법 주식거래·도박 사이트 등을 운영해 4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긴 총책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재산국외도피) 등 14개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3년, 추징금 169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은 범죄단체조직 부분에 대한 무죄 판단을 비롯한 원심 판결 전부에 대해 상고했고, 피고인은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상고장을 냈지만 대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 청사(사진=뉴스토마토)
재판부는 검찰의 상고에 대해 "공소사실 중 범죄단체 조직 부분에 대해 증명이 없다고 봐 이를 무죄로 판단하고 부패재산몰수법 등이 정한 필요적 몰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건 각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살펴보면 상고 이유로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2002년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송파구에 사무실을 차리고 운세상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정보이용료가 부과되지 않는 것처럼 가장해 35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2005년 2월부터 9월까지는 베트남에서 '세븐포커', '고스톱' 등을 할 수 있는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10억3250여만원의 부당이익을 얻었고 2007년 10월부터는 사설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개설·운영하면서 11억원을 챙겼다.
또 2012년 2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선물·주식거래 사이트로 위장한 13개의 가짜 투자 사이트를 만들어 231명으로부터 431억원을 편취했다.
태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 머물면서는 외국인 명의 한국 계좌로 송금한 후 환치기 수법으로 태국 등 외국금융기관에 개설된 금융계좌에 바트화를 보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15년을 선고하면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몰수나 추징을 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특정경제범죄법 제1조에 따른 추징은 필요적 추징으로 이를 선고하지 않은 1심에 부당한 점이 있다며 추징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속여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가하고 불법적으로 이익을 취하면서 사행심을 조장해 건전한 금융질서 확립을 저해하고 국부를 유출하는 것으로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해 약 12년간 국외에 체류하면서 범행을 주도했고 교묘하고 치밀하게 이익을 대부분 향유했다"며 "범행의 수법과 금융투자 및 외환거래 질서, 피해자에게 끼친 막대한 해악을 고려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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