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내주 ‘5~11세 소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정작 학부모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아이들이 겪을 부작용과 확진 우려에서 백신 접종을 쉽게 선택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건강한 5~11세 어린이의 백신 접종을 놓고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어린이에 한해 부모의 자율 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에서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주 5~11세 어린이 백신에 대한 세부 접종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3일 한국화이자제약이 신청한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0.1㎎/㎖’(5~11세용)'를 사용 허가한 바 있다.
화이자가 미국 등 4개국 5∼11세 3109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를 보면, 백신 접종에 따른 예방 효과는 90.7%다. 그러나 미 뉴욕주 보건국 등 연구진은 어린이 백신 효과에 대해 다른 분석결과를 내놓고 있다.
외신 보도를 보면, 작년 12월 13일부터 올해 1월 31일 사이 화이자 백신 1·2차 접종을 완료한 5~11세 어린이 36만550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11세의 감염예방 효과는 접종 직후 68%에서 한 달 만에 12%로 급감했다. 중증예방 효과도 100%에서 48%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예방효과에 대한 분석 결과가 차이를 보이고 있어 5~11세 어린이를 둔 부모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모(36) 씨는 "학교가 개강했다. 아이에게는 대면수업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불안한 건 사실"이라며 "최근 언론에서 소아 확진자 발생 비중이 높다는 얘기를 들어서 백신 접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등생 학부모인 고모(33) 씨는 "아이들 경우 코로나19에 걸려도 감기처럼 앓고 간다는 얘기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많이 오간다"며 "부작용이 걱정돼 다들 백신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소아과에 들릴 때마다 의사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물어보고 고민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어린이 백신은 이득이 하나도 없다. 중증으로 가지 않는 아이들을 중증을 막기 위해 백신을 맞는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장기 부작용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접종 결정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내 아이가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일 경우에는 접종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임상시험 결과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시험에서 제외하는 등 제한된 상황 속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어린이 백신의 경우 리얼월드데이터(실제 진료나 처방 후 환자의 의료정보)가 훨씬 중요하다. 연구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부작용들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접종이 필요해 보이나 그렇지 않는 경우 맞을 필요가 없다"며 "백신접종 결정도 부모들의 자율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주 5~11세 어린이 백신에 대한 세부 접종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사진은 중국의 한 어린이가 코로나19 시노백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