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브이씨(365900)가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 등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 부담에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골프 IT 기업 브이씨는 상장 전 저조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도 불구하고 전방산업인 골프시장의 호조로 상장 첫날 공모가를 상회하며 선방했다. 그러나 최근 FI들의 엑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브이씨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82% 하락한 1만2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브이씨 공모가(1만5000원) 대비 19% 낮은 가격이다. 지난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브이씨는 시초가를 공모가보다 16% 높은 1만7400원에 형성한 이후 1만95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상장 첫날에만 주가가 11.78% 급락했으며, 이날까지 총 30.17% 나 하락했다.
브이씨의 주가하락은 FI들의 엑시트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FI들은 상장 첫날 보호예수가 적용되지 않은 물량 전부를 매각했다. 기업은행이 상장 첫날 보유 주식 37만5000주 중 보호예수가 적용되지 않은 18만7500주를 매도했으며, ‘엔에이치엔인베스트먼트-JWP투자조합’과 ‘컴퍼니케이 유망서비스펀드’가 상장 첫날 각각 9만6650주, 8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날 이들 3개의 FI들이 매도한 금액만 65억원에 달한다. FI들의 엑시트가 이어지면서 브이씨는 상장 다음날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 종목으로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되기도 했다.
브이씨의 경우 기존주주들 보호예수 기간이 비교적 짧아 당분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에 대한 이슈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이씨는 김준오 대표이사와 김 대표의 배우자인 변경주씨가 보유한 245만주(지분율: 35%)에만 2년 6개월의 의무보유를 설정했다.
다만 대부분의 FI들에겐 1개월의 의무보유를 설정했다. 의무보유 물량이 보유물량의 절반에 불과한 점도 눈에 띈다. VC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엔에이치엔인베스트먼트-JWP 투자조합 외 2인’이 보유한 112만5500주(16.1%) 중 56만2750주(8.1%)에는 의무보유 확약이 없다. 브이씨에 투자한 전문투자자와 VC 중 의무보유가 1개월 이상으로 설정된 곳은 한국투자증권(3개월)이 유일했다.
(표=뉴스토마토)
브이씨의 경우 FI들의 지분율이 31.9%에 달해 1개월 의무보유가 해제되는 오는 24일 오버행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4일에는 FI들이 보유한 104만5550주(15.1%)의 1개월 의무보유가 모두 해제된다. FI들이 보유한 브이씨 주식의 평균 매수 단가는 5000~9000원 사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이씨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낮더라도 VC들의 투자는 상장 전에 이뤄진 만큼 평균 매수 단가가 저렴해 엑시트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공모시장과 국내 증시가 부진한 만큼 FI들의 투자원금 회수 시점도 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FI들의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오버행 이슈가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이씨는 골프 IT 기업으로 음성형 거리측정기 ‘보이스캐디’와 시계형 및 레이저형 거리측정기, 디지털 야디지북(골프 코스 종합안내도), 론치 모니터(스윙 분석기) 등을 개발했다. 지난달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각각 190.59대 1, 46.41대 1을 기록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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