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5년 만에 스팀 조리기 특허 등록에 성공하며 관련 제품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제품은 증기를 활용한 조리기기로, 이른바 '전기 찜기'란 새로운 생활가전 카테고리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오븐 등 조리기 내 찜용 그릇 '스팀 쿠커' 등을 별도 제공한 기기를 선보인 적은 있으나, 자체 스팀 기능을 탑재한 가전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휴롬 등 중소기업에서 스팀과 관련한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생활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팀 조리기 출시 시기에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팀 가전 관련 조리기기의 제어 방법에 관한 특허 등록·공고에 성공했다. 지난 2017년 5월 출원 이후 5년 만에 거둔 성과다. 삼성전자는 등록이 늦어지자 2020년 5월 '우선 심사신청서'까지 제출하면서 특허 취득에 공을 들였다.
서평강 상상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우선 심사는 신사업과 관련된 포트폴리오가 부족하고, 신속히 등록해야만 할 때 신청하는 것"이라며 "특정 분야에 새로 진입하거나 마케팅에 급하게 써야 할 때 우선 심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통상적으로 특허 일반 심사 기간이 2년~2년 반 걸리고, 그동안 타사 제품 출시 등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사업 리스크가 늘어나는 상황을 종종 보게 된다"며 "신제품, 신사업에서는 빨리 권리화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특허 등록한 스팀조리기 도면. (사진=특허청)
해당 특허는 단위 시간당 스팀 발생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조리실 바닥 면에 물을 공급하고, 이를 조리실 바닥 면의 히터로 가열할 수 있도록 마련된 조리기기의 제어 방법에 관한 내용이다. 또 급수펌프의 누수를 방지하도록 급수펌프의 동작 정지 후 단시간 동안 배수펌프의 동작을 제어하도록 마련된 조리기기의 제어 방법도 담겼다.
이 제품은 물을 저장하는 저장 용기, 저장 용기로부터 물을 공급받는 스팀 발생기, 급수펌프와 배수펌프 등으로 구성된다. 제품 제어 방법은 저장용기로부터 스팀 발생기에 물을 공급하도록 급수펌프의 동작을 제어하는 단계, 스팀 발생기에 공급된 물의 수위가 미리 설정된 위치에 도달하면 스팀 발생기 내부의 물을 배출하도록 하는 배수펌프 동작 단계로 나뉜다.
또 조리기기는 스팀 발생기 내부에 존재하는 물의 수위 정보를 수집하는 수위 센서, 수위 센서가 스팀 발생기에 공급된 물의 수위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도 포함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발명은 스팀 발생기의 출력을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스팀 공급량을 증대해 스팀 조리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또한 급수펌프의 펌프 모터 고장 시 스팀 발생기로 물이 공급되는 현상, 다시 말해 누수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물 조리에 쓰이는 가열 조리 장치는 대표적으로 고주파를 이용한 전자레인지와 히터를 이용해 음식물에 직접 열을 가하는 오븐이 있다. 이 중 전자레인지는 조리할 수 있는 음식물을 종류에 많은 제약이 있을 뿐만 아니라 조리 후 음식물이 건조돼 맛이 떨어지는 단점, 오븐은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은 공기가 히터와 음식물 사이에서 열전달 매체로 작용함에 따라 조리 시간이 늘어나는 단점이 각각 있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가열 조리 장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스팀을 통해 음식물에 열을 공급하는 가열 조리 장치인 스팀 조리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이같은 스팀 조리기기를 이용하면 음식물에 적절한 수분이 유지돼 식품이 맛을 유지할 수 있고 캐비티(조리 내부 공간)에 가득 찬 스팀이 효과적인 열전달 매체로 작용해 조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오븐 등 조리기 내 찜용 그릇 '스팀 쿠커'를 통해 스팀 조리 기능을 대체해 왔다. (사진=삼성전자)
앞서 해당 특허는 지난해 4월 등록이 거절됐다. 일본 샤프가 보유 중인 특허와 2017년 출원된 미국 일리노이 툴 웍스가 보유중인 특허와의 유사성 때문이다.
당시 특허청은 "청구항에 기재된 발명들이 1군의 발명에 해당하려면 각 발명이 동일하거나 상응하는 기술적 특징을 포함하고, 이 기술적 특징은 선행기술과 구별되는 개선된 것이어야 한다"며 "동일하거나 상응하는 기술적 특징이 선행기술에 비해 개선된 것이 없다"고 판시했다.
해당 특허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스팀 조리기 내부 증기관과 증기 발생 장치 관련 우선 심사신청서도 접수했다. 이 특허는 2018년에 출원됐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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