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과 LG의 OLED 동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거래 관계가 이르면 2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분기 OLED 패널 공급을 목표로 막바지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금 거의 협상이 마무리돼가고 있고 조만간 이제 결론날 것 같다"며 "어찌됐건 지연된 만큼 하반기 제품이 나와야된다고 보니까 2분기 중에, 더 지연되면 3분기 초 공급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삼성과 LG의 OLED 동맹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QD-OLED TV 출시를 통해 OLED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수 있는 QD-OLED 패널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8.5세대 QD-OLED 패널 생산량은 월 3만장 수준이다. 이는 연간 100만대 가량의 TV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매년 4000만대 이상의 TV를 판매하는 삼성전자는 OLED TV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기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유일한 OLED 패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로부터 물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양사의 거래 성사에 소재 및 부품업체들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QD-OLED와 WOLED를 병행해 TV 라인업을 갖추고 북미 시장에 국한된 OLED TV 판매를 본격화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QD-OLED는 무기물인 퀀텀닷(양자점) 물질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로 청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쓴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는 백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한다. 발광방식도 다르다. QD-OLED는 전면, WOLED는 배면 방식을 취한다.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의 WOLED TV 패널 생산량 확대, QD-OLED 양산 본격화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소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대형 OLED는 모바일용 OLED와 달리 휘도, 수명 향상을 위해 3텐덤 구조가 적용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OLED TV 패널의 대당 소재 사용량은 스마트폰용 패널 대비 두께는 약 2~3배, 면적은 약 100배 수준으로 총 200~300배 가량 증가할 수 있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을 구매함으로써 국내 OLED 생태계가 더욱 더 강화되고 국내 소재, 부품 기업들도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이 400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소니도 2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신속히 공급받지 못하면 출시와 동시에 LG전자는 물론 소니에게도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은 8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전체 TV 시장에서 올레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금액 기준으로 12.7%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1500달러(한화 약 183만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올레드 TV의 비중이 42.1%까지 치솟으면서 QD-LCD TV 출하량을 제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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