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0%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투자 축소 방침"
전경련, 국제유가 영향 조사…28% "150달러시 적자 전환"
2022-03-27 11:00:00 2022-03-27 11: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내 주요 기업 10곳 중 7곳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에 따라 기존 투자 계획을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51개사 중 80.1%는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반대로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기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영업이익)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은 전체 기업의 76.2%에 달했고, 영업이익은 평균 5.2%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5%∼0% 감소한다고 응답한 기업이 38.4%로 가장 많았고, 10%∼5% 감소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21.2%를 차지했다. 
 
또 유가 상승으로 기존 투자 계획을 축소하려는 기업은 76.2%, 축소 규모는 평균 2.7% 수준으로 파악됐다. 전체 기업의 64.3%는 5% 이내의 범위에서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응답했고, 이에 반해 21.8%는 5% 이내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했다. 
 
전체 기업 중 13.2%는 현재 수준인 100달러에서 적자로 전환된다고 응답했고, 150달러가 되면 적자로 전환된다는 기업이 28.5%로 가장 많았다. 적자 전환 유가는 평균 142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유가가 200달러 이상이면 모든 기업이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공장 가동 중단을 고려할 수 있는 유가는 평균 184달러다.
 
지난달 2일 서울 한 주유소의 유가판. (사진=뉴시스)
 
기업들은 유가 상승 대응 방안에 대해 △에너지 외 원가 절감(32.8%) △제품 가격 인상(24.3%) △전기 등 대체 에너지 사용 확대(11.2%) △신규 투자 등 생산성 향상(10.7%) 등으로 응답했다. 
 
정부 지원 정책으로는 △원유 관세 인하(37.1%) △해외자원 개발 지원 등 안정적 에너지 수급처 확보(25.6%) △정부의 원유 비축 물량 방출(14.1%)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와 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 인하 연장(13.3%)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로 △원유 수급과 원유 가격 상승 피해(35.8%) △석유화학 원자재(나프타) 수급과 가격 상승(27.1%) △러시아 금융 제재로 인한 대금 거래 애로(12.6%) 등을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의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거나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에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원유·LNG 등의 관세를 인하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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