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사진 가운데)가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민생 현안 첫 과제인 코로나19 손실보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정부당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2차 추가경정예산 불가' 방침이라는 기획재정부를 압박하는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박 원내대표는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2차 추경과 관련해 윤석열 인수위는 안을 내야 한다"며 "홍남기 기재부 장관이 2차 추경 불가 방침을 밝혔다는 소식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는 민생보다 나라 곳간을 먼저 생각하는 경제 관료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그는 일하는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며 민주당의 개혁입법을 비롯해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모두 코로나19 손실보상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정부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해야 이에 대한 심의·의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박 원내대표는 불가 방침을 밝힌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다. 기재부가 국채발행에 부정적인 윤석열 당선자와 손뼉을 맞추며 그 등 뒤에 숨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사진 오른쪽)가 지난 25일 여의도 국회에서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예방을 받고 당선인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박 원내대표는 국채발행을 통해서라도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서 지난 27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소극적, 부정적으로 나올 때 정부를 어떻게 설득하고 압박할지가 국회의 역할"이라며 "후반기로 가면 집행 부진이나 사업 환경 변화로 지출 구조조정의 여지가 생기는데, 지금은 1분기가 끝난 상황이다. 대규모 지출조정이 쉽지 않다는 재정당국의 어려움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을 전한 다음날 바로 정부와 당선인 측을 동시에 압박하는 모양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도 "지출 구조조정만으로는 윤 당선인이 주장하는 50조원가량의 추경 재원 마련은 불가능하다.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것"이라며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자는 윤석열 당선인의 말은 국채 발행이 가능한 만큼만 추경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선인에게 진정으로 추경 의지가 있다면 인수위는 그 내역과 규모 재원 방안을 국민들께 제시해야 한다. 인수위 안을 놓고 여야 원내대표가 머리를 맞대 협의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인수위 눈치를 보고 있는 기재부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으로부터 공개적으로 합당 제안을 받은 새로운물결의 김동연 대표는 박 원내대표의 주장에 힘을 보태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기재부 장관 출신인 김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50조원을 추경한다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다른 방법은 없다. 구조조정을 아무리 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지금 증세해서 세금을 걷을 수 없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부총리가 풀 문제는 아니고 대통령과 당선인이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 입장은 제가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으며 "가능하면 여야 간에 (규모, 재원 마련 등을)합의하는 모습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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