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고은하 인턴기자] 시민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단체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비판하고, 임기 시작 전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먼저 인수위 앞에 나타난 단체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연대(개정연대)였다. 개정연대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대차 3법 폐지·축소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개정연대는 "2년마다 임대료를 올려주거나 이사를 해야 했던 세입자들이 31년을 요구한 끝에 2020년 임대차법이 개정된 것"이라며 "국토부에 따르면 법 개정으로 계약 갱신율이 높아지고, 갱신계약의 77% 이상이 임대료를 5% 이하로 인상하는 등 세입자 부담이 완화됐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인상률 상한제가 전·월세 가격 폭등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개정연대는 “오히려 임대차법 개정 후 급격히 상승하던 전·월세 가격이 일정 정도 완화됐다"며 "법이 시장에 혼란을 준다는 인수위의 주장은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28일 이른바 '임대차 3법'이 시장에 상당한 혼선을 주고 있다며 폐지·축소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 일반노동조합연맹도 한시간 뒤인 오전 11시, 인수위 인근에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윤 당선인이 내세우는 최저임금 폐지와 선택적 근로시간 확대가 노동 조건을 악화시키고 친자본적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날 회견에 나온 김유진 연맹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과 윤 핵관이라고 불리는 측근들의 발언을 보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노동부 조합에 대한 혐오뿐"이라고 말했다.
연맹은 윤 당선인은 임기 전부터 친자본·반노동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자가 공약에 나온 그대로 노동 정책을 실시한다면 5년 내내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했다.
같은시간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캠페인)도 인수위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윤 당선인이 내세운 ‘비핵화 달성 시 평화협정 체결’ 공약을 비판했다. 캠페인은 “과거 군사적 압박과 제재 위주의 접근은 실패해 왔다”며 “비현실적 정책을 되풀이해서는 한반도 평화와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캠페인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윤 당선인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이어받을 것을 요청했다. 캠페인은 “공격적인 군사 전략과 군비 증강 정책은 (북한을 자극해) 오히려 안보 딜레마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평화와 협력을 우선으로 하는 한반도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고 했다.
케이블설치기사와 콜센터 상담원, 방송 스태프 등으로 이뤄진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은 오전 11시40분 무렵 기자회견에 나섰다. 조합은 새 정부가 방송통신 및 콜센터 산업 현장의 안전 강화와 노동 기본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황현철 LG유플러스한마음지부장은 "지난해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합계 4조원을 돌파했지만 이들 기업은 이익을 사유화하는 데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새 정부에 대한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제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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