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의 통화 긴축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전쟁 장기화 등으로 주식 시장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2600~270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매도와 횡령 이슈 등으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국내증시를 이탈하는 개인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증시 부담 요인들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낙폭 과대주와 성장주 중심의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금융시장의 반등세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80포인트(0.65%) 하락한 2739.85에 마감했다. 지난 1월3일 종가(2988.77)와 비교해 8.33%나 하락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매집이 많은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대부분 코스피 대비 큰 폭 하락했다.
국내 증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 구간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리오프닝을 중심으로 수요 개선 기대가 높아지면서 금융시장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3개월간 평균 2.6% 상승했고, 6개월과 12개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10.0%, 7.7%였다”며 “과거 데이터를 고려했을 때 2분기 초부터 점차 주식 비중을 확대할 구간이다”고 조언했다.
노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여부가 분기점”이라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선진과 신흥 주식시장 대비 적정 영역을 하향 이탈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 부담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이익률 하락은 코스피 횡보에 가장 직접적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반등 시점 유망업종으로는 증권, 운송, 조선, 헬스케어, 보험 IT하드웨어 등을 꼽았다. 영업이익률 상승을 관찰할 수 있다는 이유다. 노 연구원은 “해당 업종들은 구조적으로 비용 부담 영향력이 높지 않거나 판가 전가에 용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성장주의 강세를 전망했다. 성장주들의 경우 전통적으로 금리인상 시기에 약세를 보였는데, 이전 금리인상기에는 경기둔화 우려로 낙폭이 과도했던 성장주들이 되레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는 ‘물가 억제’를 선택했는데, 이는 곧 ‘성장 둔화’를 용인했다는 뜻”이라며 “시장도 ‘금리’에서 ‘희소성’으로 관심을 옮겨갈 것이며, ‘성장주’가 ‘리오프닝’의 주도권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가 둔화해 성장률이 내려오는 환경은 성장주의 희소가치를 높이고 주가상승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 금리 급등 이후 안정화가 성장주의 강세로 나타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성장주는 금리의 레벨보다는 금리의 상승 속도에 반응한다”며 “금리 레벨이 할인율과 기업 조달 금리에 영향을 미치지만, 주가는 금리 상승 시 모든 우려를 반영하고, 금리 상승 속도 완화 시 재차 성장성 및 실적에 반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진행된 시중 금리 급등과 성장주의 상승은 시중 금리의 단기 고점이라는 판단하에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이제 시작했음에도 장단기금리차가 역전되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금융시장이 반영하고 있다는 것은 구조적 성장주에는 기회 요인”이라고 조언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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