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방위산업계가 전 세계적인 군비 증강 기조 속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산업 특성상 국내 수주가 대부분이지만, 점차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며 지적재산권도 확보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들이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천궁Ⅱ 수출액은 총 4조1800억원에 달한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월 이집트와 2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패키지 수출 계약을 맺어 K9 운용국을 세계 9개 국가로 늘렸다. 국산 자주포를 아프리카에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화디펜스가 수출을 위해 자체 개발한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도 같은 달 호주 육군에서 시험평가를 마쳤다. 호주 육군은 궤도형 전투장갑차 우선협상 대상자를 올해 상반기 안에 선정할 계획이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올해 레드백이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될 경우 대한민국 방위 사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사업이 된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가 수출을 위해 자체 개발한 5세대 보병전투 장갑차 레드백. (사진=한화)
군비 증강은 세계적 흐름이다. 영국 군사정보 분석 전문기관 IHS 제인스는 올해 전 세계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2.6% 높은 2조달러로 추정했다.
올해 한국 국방 예산은 5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 올랐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21 연감을 보면 미국의 지난해 군사비 지출은 전년보다 4.4% 오른 7780억달러(약 952조원)다.
한국은 세계 시장을 넓히고 있다. SIPRI가 집계한 무기 수출 점유율에서 한국은 2.7%로 세계 9위를 기록했다. 1위와 2위는 미국과 러시아로 각각 37%와 20% 점유율을 보였다.
한화(000880)의 방산 부문 매출처에서 해외가 차지한 비율은 2019년 12.4%, 2020년 13.4% 2021년 28.6%로 꾸준히 올랐다. 반면 LIG넥스원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2.8%에서 2020년 10%, 2021년 4.5%로 점차 줄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 등 세계 경제 흐름에 방산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출 비중이 줄어든 이유는 해외 고객들과 생산 일정을 일시적으로 조정한 탓"이라며 "연말에 1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수주 잔액은 오르는 추세다. LIG넥스원의 2019년 수주 잔액은 6조1844억원에서 2020년 7조3033억원, 2021년 8조3073억원으로 증가했다. 한화시스템 방산 부문 수주 잔고도 2020년 4조696억원에서 5조5261억5900만원으로 늘었다.
지적재산권도 확대하고 있다. LIG넥스원의 등록 특허는 2020년 1520개에서 지난해 1634개로 증가했다. 한화디펜스 국내외 등록 특허는 2020년 408개에서 지난해 427개로 늘었다.
연구개발비도 매년 올랐다. LIG넥스원의 연구개발비는 2020년 819억1000만원에서 지난해 823억2500만원으로 올랐다. 이 가운데 정부 보조금 수령액은 같은 기간 34억5200만원에서 67억47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방산업계는 러시아의 나토(NATO) 견제 심화, 중동 분쟁과 중국-인도 국경 분쟁 등으로 지상·대공 무기 소요가 늘어 수출길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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