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대통령, 70분간 검찰 의견 경청…법사위 출석 기회 달라"
사직서 반려 다음 날 출근길서 국회 출석 의지 밝혀
2022-04-19 09:43:08 2022-04-19 09:43:08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은 19일 "대통령께서 어제 70분 동안 할애해 검찰의 의견을 경청해 준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말씀처럼 검찰의 의견을 질서 있게 표명하고, 국회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검찰구성원을 대표해 국회에 직접 의견을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으로 원동력을 얻으며 검찰 수사권 폐지를 막기 위해 검찰 전체를 이끌 재 각오를 다졌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서 만난 취재진에 "(출근하면서) 법사위원장께 대통령도 국회에 나가 의견을 제출하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며 다시 한번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반대하는 검찰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법안심사가 시작되면 당연히 저도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의 국회 출석은 이미 한 차례 계획된 바 있다. 김 총장이 검찰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게 해달라며 박광온 법사위원장에게 요청하면서 이례적으로 현안질의까지 참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국회와 청와대에서 검수완박 반대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면서 무력감을 느낀 김 총장은 지난 17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18일로 예정됐던 김 총장의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현안질의 출석 일정도 사라졌다. 면담을 유예했던 청와대가 황급히 김 총장을 불러 사직서를 반려하고 검찰 의견을 들으면서 김 총장도 다시 조직을 추스를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검찰 조직구성원을 대표하는 사람인데 제 면담요청을 받아주고 바쁘신 분이 70분이나 할애해서 제가 충분히 상세하게 모든 얘기를 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이어 "사법부에서도 이 법안에 대해 근본적으로 형사절차를 바꾸는 내용이라 정당성,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국민 기본권 보호와 사회 안전보장이라는 기본가치에 미치는 영향, 검찰의 민주적 통제 필요성, 수사 전체에 미칠 영향, 해외 유사법률 비교 등 제반 사정을 국회에서 면밀히 살펴 개정내용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주문한 검찰 수사의 공정성 담보 대책 마련의 의지도 내비쳤다. 형사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 등 국회 기구 설치와 특별법 제정, 내부 수사심의위원회 강화 등 김 총장과 고검장, 검사장들도 여러 차례 언급해온 방안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일각에서 말한 것처럼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게 무슨 검사들이 전관예우를 받기 위한 게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전혀 그런 차원이 아니고 오로지 국민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의견 드리는 거란 말씀을 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저녁으로 예정된 전국 평검사 회의에 관해 묻자 김 총장은 "검사들이 자발적으로 일과 이후에 모여 의견을 내는 거라 제가 왈가왈부하거나 결정을 주도할 위치는 아니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런 제반 사정을 충분히 살펴 토의·논의해 현명한 결론을 내줄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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