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남북 협력" 당부에 김정은 "퇴임 후에도 존경"
남북 정상 친서 교환…청와대 "남북관계 발전 밑거름 기대"
2022-04-22 10:55:18 2022-04-22 10:59:12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 후 서로 손을 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되었다"며 김 위원장이 남북 협력에 임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정성을 쏟는다면 얼마든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화답과 함께 임기 마무리를 앞둔 문 대통령에게 "퇴임 후에도 변함 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최근 친서 교환을 통해 지난 5년간을 회고하면서 상호 신뢰와 대화 속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고 있는 데 대해 공감하고 남북의 동포들에게도 모두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대통령으로 마지막이 될 안부를 전한다"며 아쉬운 순간들이 벅찬 기억과 함께 교차하지만 그래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손잡고 한반도 운명을 바꿀 확실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의 대화가 희망했던 곳까지 이르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대화로 대결의 시대를 넘어야 하고 북미 간의 대화도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되었다"며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를 간직하며 남북 협력에 임해줄 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만들어낸 판문점 선언과 평양선언, 9·19 군사합의가 통일의 밑거름이 되어야 하며 남북의 노력이 한반도 평화의 귀중한 동력으로 되살아날 것을 언제나 믿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이제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지만 언제 어디에서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마음을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지난 2018년 9월20일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답장 형식의 친서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했던 나날들이 감회 깊이 회고됐다"며 "우리가 희망하였던 곳까지는 이루지 못했지만 남북관계의 이정표로 될 역사적인 선언들과 합의들을 내놓았고 이는 지울 수 없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금에 와서 보면 아쉬운 것들이 많지만 여지껏 기울여온 노력을 바탕으로 남과 북이 계속해 정성을 쏟아 나간다면 얼마든지 남북관계가 민족의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라며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 써온 문 대통령의 고뇌와 수고, 열정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하며 문 대통령은 잊지 않고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이번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은 깊은 신뢰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친서 교환이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계속되고 있는 등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 희망적인 표현이 담겨있는 것은 다행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는 친서에 북한의 핵실험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대결보다는 대화로 국면을 넘어가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된 말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퇴임 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특사 등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 통일, 비핵화 민족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역할이 있다면 하실 수도 있겠지만, 예단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평화와 안정, 비핵화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보통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분간 지내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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