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52.3%)이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파기한 국민의힘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으로 민주당 원안 또는 여야 합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민주당 원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지만, 여야 합의안의 경우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 범위 중 부패·경제 범죄는 남겨놨다.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은 41.0%였다.
2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6~2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1.0%는 국민의힘의 여야 합의 파기에 대한 민주당 대응으로 "국민의힘과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 27.5%, "여야 합의안대로 추진해야 한다" 24.8%로 나타났다. 원안 또는 합의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52.3%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을 유보한 층은 6.7%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여야는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찰개혁 중재안을 의원총회 추인을 얻어 수용했다. 어렵게 여야 합의안이 마련됐지만, 중재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정적 기류가 확인되면서 국민의힘은 사흘 만에 여야 합의를 파기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뒤집은 국민의힘을 비난하며 본회의 강행 처리에 나섰다. 박병석 의장도 여야 합의를 번복한 국민의힘을 질타하며 본회의를 소집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섰지만 민주당은 회기 쪼개기를 통해 이를 진압 중이다.
당초 민주당은 검찰의 6대 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부패·경제)에 대한 수사권마저 폐지할 방침이었지만 여야 합의를 바탕으로 이중 부패·경제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은 한시적으로 남겨놨다. 일명 한국형 FBI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 남은 2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마저 넘기도록 했다. 이를 통해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가 이뤄지는 셈이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민주당 원안 또는 여야 합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20대 '민주당 원안 추진' 26.4% 대 '합의안 추진' 24.6%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40.1%, 30대 '민주당 원안 추진' 31.3% 대 '합의안 추진' 23.5%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36.8%, 50대 '민주당 원안 추진' 32.1% 대 '합의안 추진' 22.8%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41.1%로, 민주당 원안 또는 여야 합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상회했다. 40대의 경우 '민주당 원안 추진' 35.3% 대 '합의안 추진' 28.4%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29.3%로, 민주당 원안 또는 여야 합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민주당 원안 추진' 18.3% 대 '합의안 추진' 24.6%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50.9%로, 국민의힘과 재협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지역별로도 보수 성향이 짙은 영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 원안 또는 여야 합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민주당 원안 추진' 33.0% 대 '합의안 추진' 17.3%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41.1%, 경기·인천 '민주당 원안 추진' 29.0% 대 '합의안 추진' 24.1%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42.2%로, 민주당 원안 또는 여야 합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50%를 넘었다. 대전·충청·세종도 '민주당 원안 추진' 26.2% 대 '합의안 추진' 29.6%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36.8%로, 민주당 원안 또는 여야 합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와 강원·제주에서는 민주당 원안 또는 여야 합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60%를 상회했다. 광주·전라 '민주당 원안 추진' 42.2% 대 '합의안 추진' 32.7%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16.9%, 강원·제주 '민주당 원안 추진' 21.4% 대 '합의안 추진' 40.4%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33.8%였다. 반면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50%를 넘었다. 대구·경북 '민주당 원안 추진' 18.1% 대 '합의안 추진' 21.1%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53.9%, 부산·울산·경남 '민주당 원안 추진' 16.5% 대 '합의안 추진' 25.1%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50.9%로 집계됐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원안 추진' 20.9% 대 '합의안 추진' 29.0%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38.9%였다. 보수층에서는 '민주당 원안 추진' 12.7% 대 '합의안 추진' 20.7%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61.5%로, 국민의힘과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이 60%를 넘었다. 반면 진보층에서는 '민주당 원안 추진' 52.5% 대 '합의안 추진' 25.2% 대 '국민의힘과 재협'상 18.4%로, 민주당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50%를 상회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21명, 응답률은 6.7%다. 3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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