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아들 도박사이트 근무 이어 '아빠찬스' 논란(종합)
아들 도박사이트 근무 의혹에 "합법적 게임 회사"
'외국 유학파' 아들·딸 모두 특별전형 통해 명문대 입학
2022-05-02 16:49:36 2022-05-02 16:49:36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아들의 해외 도박 사이트 운영사 근무 의혹을 반박하며 자세를 낮췄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여기에 외국 유학파 출신인 아들과 딸 모두 외국학교 출신을 우대하는 특별전형을 통해 국내 명문대에 입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기본적으로 이 회사는 게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캐나다 소재의 합법적인 기업"이라며 "아들이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를 다닐 때 선배들이 같은 기숙사에 있었는데 선배들이 만든 스타트업에 본인도 참여해서 활동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아들이 근무한 회사 성격에 대해 거듭 "회사 안내를 보면 게이밍 컴퍼니, 넓게 보면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로 알고 있다. 아들이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는데, IT관련 전산 전공분야에서 본인이 갖고 있는 경험을 통해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것으로 안다"며 도박 사이트가 아니라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김영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온라인상에서 포커를 치면 도박이냐, 게임이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넓게 보면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기존 설명과 달리 투자제안서상 지난 2018년 12월 이전부터 앤서스(NSUS) 그룹에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서는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앤서스 랩에서 근무한 것은 맞다. 일부러 숨기려 한 게 아니라 의원들에게 제출할 때 다 보낸 자료"라며 "아들 경력을 정리할 때 앤서스 그룹이 문제가 돼 그것을 쓴 것이지, 6개월 동안 근무한 것을 숨기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이 "아들이 7500만원 연봉을 받지 않았느냐"며 "캐나다에서 월세로 3500불(약 400만원)을 내고 아이 셋의 교육비, 생활비까지 감당할 수 있느냐"고 지적하자 "아이들이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 나가지 못해 집에서 데리고 생활해야 했다"며 "아들 월급의 절반 정도를 전부 집세로 충당한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장관 지명 후 아들이 퇴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3월 퇴직 의사를 밝혔고 행정 처리가 한 달 정도 걸렸다고 한다"며 "의도적으로 저의 장관 지명 때문에 아들이 회사를 갑자기 관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아들과 딸이 대학부터 취업까지 '아빠 찬스' 끝판왕이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윤 의원은 박 후보자의 아들이 2002년 카이스트에 입학할 당시 총 모집인원 600명 중 단 11명(1.8%)이 입학한 외국학교 우대전형을 이용했다. 딸도 2006년 수능 등 최저학력 기준 없이 오로지 영어실력(영어에세이, 영어면접 등)만을 보는 언더우드 국제학부 전형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 아들은 대학 입학 전 약 8년간 영국에서 유학했고, 딸은 6년간 미국에서 공부했다.
 
박 후보자는 아들의 카이스트 입학 자격 요건에 대해 "국내외 외국 고교(졸업예정자)로 돼 있다"며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맞아 학비 때문에 국내로 전학했고, 카이스트 전형을 보고 신청했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박 후보자 아들이 SC은행에 입사할 때도 일반채용이 아닌 유학 스펙을 우대하는 특별채용으로 입사했다는 제보가 있으며, 딸 역시 한미경제연구소(KEI)에 입사하는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