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삼성SDI(006400)가 2020년 5월 전남 해남에서 일어난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에 대해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다고 2일 밝혔다.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제3차 ESS 화재원인 조사단은 이날 2020년 5월27일 전남 해남에서 발생한 ESS 화재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운영 기록과 CCTV 분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 지점으로 분석됐고, 운영 기록에서 충전율 권고 기준 미준수와 사고 발생 초기 셀전압 미세 변동 이후 급격한 배터리 전압 변동과 온도 상승 발생을 확인했다"며 "배터리 내부 이상에 의한 화재로 추정되고, 고충전율 사용이 화재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배터리 제조사의 배터리 소화 설비는 동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안전관리자가 현장에서 소화 활동을 수행했으나 화재는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조사에서 지적된 사항은 저전압 셀 발생과 셀 내부에서의 구리 집전체 용융 형상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원인 규명이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다. 삼성SDI 관계자는 "저전압 셀을 회수해 6개월 더 진행된 화재 재연 실증실험에서 최종 셀 기인에 의한 화재를 재연할 수 없었기에 현재로서는 명확한 원인 규명이 안 된 상태"라며 "충전율 5% 초과 운영한 것이 화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반·갈변 현상으로 저전압 셀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황반·갈변은 배터리 사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열화 현상으로 화재 원인으로 연관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용융현상은 화재 시 발생한 현상이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삼성SDI가 2020년 5월 전남 해남에서 일어난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에 대해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기흥 삼성SDI 전경. (사진=삼성SDI 유튜브 채널)
삼성SDI는 사고 당시 안전관리자의 추가 소화 활동이 소화 시스템의 정상 작동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조사단이 참관한 2차례 실증 실험에서는 배터리 소화설비 덕분에 화재 진압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 시 배터리실을 밀폐하지 않은 점, 분말소화약제 분사가 배터리 소화설비 동작 효과를 감소시켰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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