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기아의 주가가 현대차에 비해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외국인의 집중적인 러브콜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수급의 집중은 국내 완성차 투톱의 향후 실적 전망에서 온도차가 나타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의 1분기 실적을 '서프라이즈'라고 동반 평가하면서도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달리하며 조심스럽게 기아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1분기 실적을 나란히 발표한 두 회사는 호실적 소식에 나란히 26일 2%대 갭상승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장중 상승폭을 5% 가까이 확대한
기아(000270)와 달리
현대차(005380)는 상승폭을 확대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첫거래일인 지난달 26일 시가와 지난 13일 종가와 비교하면 기아는 5.37% 상승했고, 현대차는 -0.27%로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엇갈린 주가 흐름은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수급적인 환경에서도 외국인이 기아를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현대차에 대한 매수 강도는 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적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전체 종목 중 외국인 순매수 1위는 기아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5007억원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차는 921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주요 증권사는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실적에 대해 두 회사 모두 서프라이즈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가 1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예상치 대비 17%를 상회했고, 기아는 28%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서프라이즈 폭이 기아가 더욱 높았던 탓에 두 회사에 대한 평가는 온도차가 느껴졌다. 정 연구원은 "기아의 경우 물량 차질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공급 우위 환경의 지속으로 1분기 영업이익률이 8.8%를 기록해, 지난 2011~12년 '차화정' 랠리 당시의 수익성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아의) 높은 수익성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 품목 중 일부품목(ADAS)의 공급 개선이 확인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파워트레인용 범용 반도체 공급 확대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같은 날 실적발표를 한 기아와 현대차 모두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시현했지만, 주요 권역에서 기아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또한, 비용 통제 측면에서도 전년동기대비 기아는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이 감소한 반면 현대차는 증가하는 등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전체적인 궤가 유사한 가운데 차이는 존재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실적 전망에서도 기아가 현대차에 비해 우위에 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현수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불안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려가 완화되면서 상반기 대비 판매 대수가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완연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수적인 추정하에 현대차의 연간 판매 대수 전망을 5%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기아의 경우에는 3%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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