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편도 기준으로 최대 30만원 가까이로 치솟으면서 억눌린 여행 수요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6월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유류할증료는 편도기준 각각 3만3800원~27만9500원, 4만400원~22만9600원이 부과된다. 항공 운임과 별도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글로벌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것이다. 항공권 구매 시 항공 운임과 별도로 소비자가 지불하게 돼 있다.
실제 대한항공 항공권 예매 사이트에 들어가 6월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뉴욕으로 가는 항공권과 30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티켓(직항)을 구매하는 과정을 보니 항공권으로만 지출되는 비용은 446만5400원이었다. 이중 유류할증료가 50만1800원을 차지한다. 운임비용은 385만원, 세금과 수수료 및 기타요금이 11만3600원으로 책정됐다.
446만5400원은 3년전 뉴욕 왕복 항공권을 110만~140만원 수준에 예약가능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대한항공 항공편 예매 사이트에서 6월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뉴욕으로 가는 왕복 티켓을 구매하는 과정 .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늘어나는 여행 수요 대응을 위해 해외 입국자들에게 PCR(유전자증폭) 음성확인서 제출 이외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도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치솟는 유류할증료가 여행 수요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너무 올라 미주, 유럽 등 먼 곳으로 여행 가려는 수요가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업무상이 아닌 개인 일정으로 가기엔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의 항공유 갤런(1갤런=3.785리터) 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되며, 그 이하면 부과하지 않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6월에 부과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9단계로 이달 17단계에서 2계단 상승했다.
원희룡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유류할증료가 높은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어 소비자 부담이 커진 것으로 안다”며 인하 방안 검토를 시사했다.
하지만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실제 국토부에서 유류할증료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 않고 있고, 사실상 할증료를 낮출 수 있는 방안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6월에 당장 오르는 유류할증료를 우리가 깎아준다든지 억제한다는 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6년에 유류할증료 관련해 항공사들에 인가해서 (할증료)를 낮추는 걸 조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신 항공사들에게 이와 관련해 의견 들어보고 있다”고 했다.
국토부는 2016년 거리가 멀 수록 할증료를 더 내는 ‘거리 비례 구간제’로 유류할증료 체계를 개편했다. 국적항공사는 국토부로부터 새로운 국제선 유류할증료 체계를 인가 받았고, 이후 항공사별로 자체 마련한 기준을 국토부로부터 인가 받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원희룡 신임 국토부 장관이 시사한 소비자 부담 덜어주기 위한 유류할증료 감소 기대는 발언에 그친 셈이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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