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6·1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5일 여야 서울 구청장 후보들이 각각의 '텃밭' 지키기와 '경합' 지역의 표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보궐선거와 올해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치고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국힘은 '판세 몰이'에 나서고 민주당은 '텃밭 지키기'에 안간힘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판세가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모든 지역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올해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14개 자치구에서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표를 얻기 시작하면서 국힘은 이 기세를 몰아 판세 '굳히기'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서초구에서만 승리했던 국민의힘은 보수가 강했던 강남4구 전체를 텃밭으로 삼았다.
아울러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 개방된 청와대가 있는 종로구 등에서도 대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을 전제로 양천·동작구 등 재건축을 이슈가 있는 곳도 우세할 것이라고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외 지역에는 행정 경험이 있는 관료 출신들을 배치하면서 경합을 예상하고 있다. 성북과 서대문에서는 각각 국회의원 출신인 정태근 후보와 이성헌 후보를 내세웠다. 또 서울시 간부 출신으로 성동구 강맹훈 후보, 광진구 김경호 후보, 중랑구 나진구 후보 등을 배치하며 탈환을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소 10곳 이상 우세할 것으로 보이며 경합 지역에서 절반만 성공을 거둬도 전체 자치구의 절반 이상 탈환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경합 지역의 경우라도 압도적인 우위 보다는 소폭 우세로 예상하면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재선과 3선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던 텃밭 지키기에 안간힘이다. 서울 구청장은 △종로 △용산 △서대문 △동대문 △강북 △도봉 △강서 △구로 △동작 등 민주당이 내리 3선을 했던 곳만 무려 9곳이다.
이 중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도 치열한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힘이 신속통합기획, 모아주택, 임대주택 고급화 등 정비사업 정책으로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현재 강북구청장과 도봉구청장 자리는 3선 연임 제한으로 인해 새로운 인물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노원구청장은 민주당 소속 오승록 현 구청장과 구의원 출신인 임재혁 국힘 후보가 4년 전과 똑같이 맞붙는다.
다만 재선에 나선 구청장이 표를 지키고, 경합 지역까지 포함해 20곳 이상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가 있으면서도 우세 확신 지역은 5곳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4년 전과 똑같은 후보가 맞붙는 중랑·관악·노원·마포·금천구 등이 민주당의 우세 예상 지역이다.
중랑구의 경우는 현역 구청장인 류경기 민주당 후보가 4년 전 나진구 국힘 후보를 2배 가까운 표차로 눌렀다. 관악구는 박준희 민주당 후보와 이행자 국힘 후보가 다시 경쟁을 하는데, 관악구는 당시 박 후보가 이 후보를 3배 이상 표차로 따돌리면서 민주당 민심이 컸던 곳이다. 금천구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유성훈 후보와 과거 민주당 소속으로 구의원과 시의원을 지냈다가 당적을 바꾼 오봉수 후보가 경쟁한다.
마포구의 경우도 유동균 현역 구청장이 당시 박강수 후보를 2.5배 이상 표차로 이겼다. 다만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로 묶여 집값이 크게 올랐던 마포구의 경우는 양당의 치열한 경합도 예상된다. 용산이 국힘 우세 지역으로 예상되고, 성동이 경합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마포구도 보수 바람에 휩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재선, 3선에 도전하는 현역 구청장들이 민심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면서도 "경합 지역이 많아진 것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청계천에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한 투표 참여 독려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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