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이낙연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오는 7일 미국으로 떠난다. 민주당이 6·1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으로 친문(문재인)과 친명(이재명) 간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출국 전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1년간 남북관계와 국제정치 등에 대한 연구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두면서 미국 정부 관료와 의원들을 두루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인맥 관리에도 애쓴다. 국무총리라는 이력은 관계 형성에 있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미국 출국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당과 자신이 처한 심경과 소회를 밝혔다. 미국 출국을 하루 앞둔 6일에는 이해인 수녀의 시 '풀꽃의 노래' 전문을 인용해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그는 전날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지론을 소개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직후인 지난 2일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며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이후 당내 정치에 거리를 두던 이 전 대표가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 견제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미국에 머무르며 차기 대선을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참패 후 내홍에 휩싸인 민주당 상황에 따라 일정을 단축하고 조기 귀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예정대로 미국에 머무를 것"이라고 했다. 대선 패배의 당사자임에도 서둘러 정계에 조기 복귀했다가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까지 휩싸인 이재명 의원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설명이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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