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제주시 이도1동 동문로터리 인근에서 열린 유세장을 찾아 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강물은 휘어지고 굽이쳐도,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글을 인용해 출국 메시지를 남겼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간다. 체류기간은 1년으로 예정했다"며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Visiting Scholar) 자격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공부하며, 관련인사들과도 교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가 걱정스러운 시기에 떠나느냐고 나무라시는 분들도 계신다"며 "책임있는 분들이 잘해 주시리라 기대한다. 국민의 상식과 정의감, 애국심과 역량이 길을 인도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현재를 걱정하지만, 미래를 믿는다"며 "강물은 휘어지고 굽이쳐도,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16대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자원봉사센터 개소식을 찾아 방명록에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강물처럼!'이라고 썼다. 이 전 대표는 이런 노 전 대통령의 글귀를 인용하며 현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후일을 기약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현재 민주당은 6·1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으로 친문(문재인)과 친명(이재명) 간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월 전당대회까지 얽히면서 계파갈등은 당권투쟁으로까지 비화됐다. 이에 이 전 대표가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조기 귀국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직후인 지난 2일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며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이후 당내 정치에 거리를 두던 이 전 대표가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 견제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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