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발걸음' 美 총기 규제 법안, 통과 가능성 높아졌다
2022-06-15 20:45:50 2022-06-15 20:45:50
 
(포터킷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퍼터킷에서 셰이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정부의 총기 정책에 항의하며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최자인 재커리 핀토(17)는 학생들이 지난주 텍사스주 유밸디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좌절하고 분노했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06.0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최근 미국 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민주당-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총기 규제에 대한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미 정치매체 더힐 등 외신은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이 총기 규제 합의안에 지지를 표명하면서 총기규제 법안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상원의원 20명(민주 10명·공화 10명)은 이날 레드플래그(red flag) 법을 시행하는 주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의 총기 규제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레드플래그법은 강력 범죄자와 정신질환자 등으로 판정된 사람들이 총기를 구입할 수 없도록 법원에 청원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해당 법안에는 18~21세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 기록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정신건강 클리닉 확산을 위한 지원에도 뜻을 모았다. 현재 워싱턴 등 19개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했던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공격용 소총 구매 가능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21세로 높이는 방안도 빠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필요한 조치가 모두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걸음"이라며 "수십 년 만에 의회를 통과하는 가장 중요한 총기 안전 법안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초당적 지지가 있는 만큼 상·하원에서 법안 처리를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 대해 총기난사 생존자와 유족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격 사건의생존 학생을 중심으로 설립된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공동 설립자인 데이비드 호그는 "덜 망가진 사회라면 누군가 총을 사려고 할 때마다 신원조회를 요구할 수 있다"면서 "이번 타협안을 도출한 상원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법안의 실효성은 여전히 지적되고 있지만 총기 규제에 대해 항상 반목해왔던 상원의원들이 이번에는 초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CNN은 "실제 법안은 아직 작성되지 않았다"면서도 "그동안 의원들이 총기 문제를 놓고 얼마나 분열돼 있었는지를 감안하면 이번 합의의 의미는 크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텍사스주 유밸디에 18살 남성이 한 초등학교를 침입, 무차별 총기 난사를 자행했다. 이로 인해 교사 2명을 포함, 총 21명이 숨졌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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