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물가안정특위)는 세계적인 저성장·고물가 위기에 대한민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지자 16일 첫 회의를 열고 물가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급등에 국내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물가안정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1차 회의를 열고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물가 안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특위는 이날 고물가와 경기 둔화에 따른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진단하고 앞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법·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류성걸 국민의힘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물가안정특위 위원장을 맡은 류성걸 의원은 "국민의힘은 하루빨리 물가와 민생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특위를 구성했다"며 설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유동성 관리 등 수요측 대응을 하는 거시적 사안부터 농축수산물 수급 관리, 유류세 조정 등의 미시적 사안까지 다룰 것이라며 물가안정 대책의 세부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유류세 인하 등의 방안을 정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했다. 류 위원장은 "현행 교통·에너지·환경 세법의 유류세와 관련해 3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현재 시행령에는 휘발유 세율을 리터당 370원으로 하고 있어 추가로 333원으로까지 할 수 있어서, 37원 추가 (인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유는 현재는 리터당 세율이 340원인데 시행령에는 263원이라 이것을 30% 세율, 법정세율에 따르면 238원으로 할 수 있다"며 "시행령 개정으로 유류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류 의원은 또 14개 할당관세 품목에 대해 추가로 품목과 쿼터를 늘릴 방안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이어 △홍수·가뭄 등에 대한 민생안정 사항 △고금리 부담 완화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공급 확대 등 금융 취약층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발제를 맡은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경기 부양보다는 중장기적인 구조 개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공급 측 비용 상승 압력과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코로나 19 위기에서 예외적인 상황이 많았다. 이제 그런 부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시점에서는 건전성을 강화하는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가계대출 완화 규제들은 우리가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현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짚었다. 권 원내대표는 "고금리·고유가·고환율 3고 위기 가운데 미 연방준비위원회(FED)가 27년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탭에 돌입하며 추가 금리인상 압박도 높다"며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 결과로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불가피해 대내외적으로 경제위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장보기 무섭다는 말이 엄살이 아니다"라며 "5월 소비자물가가 5.3% 상승, 수입물가는 36.3% 올랐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회의 뒷받침이다.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법인세 인하, 고유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유류세 인하 조치 등 모두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특위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해 "매주 두 번씩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다음주 화요일 회의에는 정부에서도 참여하도록 하며, 필요시 현장을 방문해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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