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논란...소방당국, '최적 진화' 찾는다
5년간 93건 발생…4일 부산서 2명 사망
일반 소화제로 진화 어려워…배터리 열폭주 우려
질식소화덮개 등 실험 거쳐 타 지자체 배포
2022-06-16 15:14:11 2022-06-16 15:14:11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최근 전기차 화재가 증가하면서 소방당국이 이를 효과적으로 진압하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소방기술원과 함께 전날부터 16일 까지 서울소방학교에서 전기차 화재 재연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제공한 전기자동차를 사용해 화재를 실제로 재연하고 데이터를 세밀하게 계측하면서 다양한 화재진압방법을 적용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작년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만 93건에 달한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화재사고 역시 증가 추세로 지난 4일에도 부산의 한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아이오닉5가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차량에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할 확률은 0.0027% 수준으로 내연기관 차량(0.01%)보다 높지 않다. 하지만,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밀폐형으로 있어 한 번 불이 붙으면 일반적인 소화제나 호스로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는 진화속도가 더뎌 완전소화까지 최대 16시간이나 걸린다.
 
특히, 배터리 열폭주 현상이 전기차 화재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가 외부의 충격을 받아 손상되면서 배터리팩 내부 온도가 수 초 내에 800도까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심할 경우 단순히 불이 붙는 수준이 아니라 폭발하는 양상을 보여 소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날 실험에서도 대량방수에 의한 냉각소화, 질식소화덮개 설치 후 방수, 냉각수조를 활용한 진화 등을 적용했다.
 
먼저 전기자동차 화재에 대한 데이터를 얻고자 화재 발화에서부터 자연 소화 시까지 리튬배터리의 열폭주 현상 및 그에 따른 화재 단계별 온도를 측정했다. 
 
대량방수에 의한 냉각소화실험에서는 리튬배터리에 열폭주 현상 발생 시 다량으로 방수된 물이 화재 진압에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와 내연기관 차량 구조기법의 전기차 적용 가능 여부를 실험했다.
 
최근 전기자동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질식소화덮개와 냉각수조도 이번 실험에서 효과성을 측정했다. 질식소화덮개는 특수코팅된 불연성 재질의 천으로 불이 난 차량에 덮어 산소 유입을 막아 불을 끄고 열과 연기를 차단한다.
 
냉각수조는 대량의 물을 투입한 수조를 설치해 배터리를 포함한 차량을 통째로 담그는 원리로 온도를 낮춘다.
 
소방재난본부는 이번 실험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실험결과를 정리해 서울소방 뿐만 아니라 타 지자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 및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최태영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전기차 보급이 보편화되는 만큼 안전에 대한 해법도 필요하다”며 “실험을 토대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소방학교에서 진행된 전기차 화재 재연 실험에서 소방당국이 다양한 진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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