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거두공장 전경. (사진=휴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26년 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관련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했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80%는 미국과 중국, 유럽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주안점을 두는 이유는 보툴리눔 톡신의 사용 범위가 폭넓기 때문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적응증에 따라 하나의 유닛을 가지고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근육의 움직임을 일정 기간 마비시켜 근육의 움직임으로 인해 생긴 주름을 완화한다. 또 근육의 볼륨을 축소하는 작용도 하기 때문에 주름 개선 외에도 다양한 적응증을 갖는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미용 90%, 치료영역이 10%로 아직은 주로 미용영역에 집중돼 있지만 시장의 성장세 또한 여전하다. 최근에는 미용(성형)영역 뿐만 아니라 뇌졸중 후 상지 근육경직, 안검경련, 과민성 방광증 등 치료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휴젤(145020)은 내년까지 유럽 36개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휴젤은 캐나다 연방보건부(Health Canada)로부터 미간주름을 적응증으로 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50유닛(Unit)과 100유닛의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외에도 휴젤은 2019년 오스트리아 소재 메디컬 에스테틱 제약사 '크로마'와 함께 유럽 시장 진출을 목표로 폴란드와 독일 임상 3상을 시작했다. 2020년 유럽 주요 11개국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 유럽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체(HMA)의 품목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수령하며 유럽 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휴젤 관계자는 "휴젤은 유럽 36개국과 미국과 호주 같은 빅마켓 위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086900)는 비독소 단백질을 제거해 내성 발현 가능성을 낮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코어톡스'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해 말 승인된 3공장 제조소 추가를 계기로 오창 1공장에서만 생산하던 코어톡스의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메디톡스는 코어톡스의 대량 생산 체계 완비로 급성장한 내성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것이다.
메디톡스가 2016년 개발한 코어톡스는 900(킬로달톤)kDa의 기존 톡신 제제에서 내성 유발 원인 중 하나인 비독소 단백질을 제거해 150kDa의 신경독소만 담은 톡신 제제다. 다만 톡신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해당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공장에 대한 코어톡스 제조소 추가를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메디톡신과 코어톡스의 투톱 생산 체계를 완비했다.
다만 메디톡스는 허가 취소 이슈로 생산 실적이 주춤했던 것으로 보이나, 올해 코어톡스의 대량 생산 체제에 본격 돌입하는 등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대웅제약(069620)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는 북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나보타는 지난해 약 1억달러(1265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낸 바 있다.
대웅제약 전경.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는 아시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어낸 제품이다. 현재 △미간주름 △뇌졸중 후 상지근육경직 △눈가주름 △눈꺼풀 경련의 4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웅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나보타의 양성교근비대 적응증 품목허가승인신청서(NDA)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제출은 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 개선이 필요한 성인 1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시험은 나보타 또는 위약을 무작위 배정에 따라 1회 투여 후 총 24주간 매 4주마다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이중 눈가림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외에도 나보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우크라이나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대웅제약 측은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을 중동지역에서 본격적인 매출 확장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또 올해 유럽 발매를 앞두고 EU 회원국 외 유럽 국가에서의 허가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이처럼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선진입한 기업 외에도 유바이오로직스와 이니바이오 등의 기업들도 후발주자로서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피움바이오를 통해 톡신과 필러 등 에스세틱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현재 톡신은 연내 국내 허가를 통한 국내 및 동남아, 중남미 수출을 목표로 해 여러 에이전트와 국가별 등록 추진을 조율 중이다. 필러는 피움바이오의 4종 제품을 유바이오로직스 2공장에서 생산해 수출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내년까지 국내 임상을 통해 등록해 본격적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톡신과 필러의 치료제로서 효능 임상을 통한 시장 확대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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