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가운데) 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조승래 전략기획위원장의 결과보고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산=뉴스토마토 김광연·장윤서 기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하며 위기에 빠진 민주당이 '우상호 비대위' 체제 출범을 계기로 워크숍을 열고 "오직 국민과 민생을 위해 하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통합을 말했지만, 이재명 의원에게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가 쏟아지는 등 당내 갈등은 여전했다.
민주당은 24일 170명 의원 중 155명이 참석한 가운데 1박2일의 워크숍 일정을 마쳤다. 지난 2020년 5월 당선인 워크숍을 가진 이후 약 2년 만에, 대선 패배 이후에는 첫 대규모 행사였다. 민주당은 선거 패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서로를 향한 '네 탓' 공방을 수습하고, 향후 변화와 쇄신에 힘을 쏟기로 했다. 채택한 결의문에서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며 국민을 지키고, 국민과 함께하는 강력한 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하나'라고 외쳤지만, 8월28일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는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전날 조별 분임토론에서는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과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이 공교롭게도 같은 14조에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제비뽑기 방식으로 진행된 끝에 당권을 놓고 정면대결이 예상되는 두 후보가 한 조에 이름을 올리면서 취재진 사이에서는 '죽음의 조'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재명(오른쪽) 민주당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워크숍에서는 선거 패배에 대한 특정인의 책임론보다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대 관련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출마 결단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재명 의원을 향한 견제였다. 전날 전체토론에서 이낙연계 설훈 의원은 22일 이 의원실을 찾아가 동반 불출마를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고, 홍영표 의원도 분임토론에서 다수 재선 의원들의 뜻이라며 이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했다. 홍 의원 역시 전대 출마를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14조에 속한 고용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홍 의원이 이 의원의 전대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이미 나왔고, 전날 분임 토론에서도 마찬가지의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설훈 의원이 직접 이 의원실을 찾아가 대화했던 내용들을 공개하면서 (전대에)같이 나가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워크숍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선의원 48명 가운데 35명이 이재명과 홍영표 누구도 (전대에)나오지 말라는 뜻을 밝히지 않았느냐"며 "이것을 무시하고 내 길을 걷겠다는 것이 과연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판단했다.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 의원을 재차 압박했다.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의원과 설훈(왼쪽)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친문 인사인 전해철 의원이 지난 22일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계파 수장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다시 분출됐다. 이미 홍영표, 설훈 두 사람과 가까운 의원들이 이들의 불출마를 강권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범친문 주자들이 모두 주저앉을 경우 이 의원의 출마 명분도 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워크숍 현장에서 만난 한 친문 의원은 "이인영 의원에게도 계속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다"며 "흐름을 마냥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 의원은 불출마 요구에 끝내 즉답을 피하며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이 의원은 워크숍 후 기자들이 '전대 출마에 관련된 입장을 언제 알 수 있나', '계속 민생을 이야기하는데 출마한다고 봐도 되는 것이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지만, 침묵을 지킨 채 자리를 떠났다. 이 의원은 앞서 워크숍에서도 의원들의 직접적인 불출마 요구에 "고민해보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한편 조승래 전략기회위원장이 전한 토론 종합결과 브리핑을 보면 △선거 패배는 특정 시기, 사안, 사람의 문제라기보다 수년간 축적된 결과 △공천 잘못에 대한 인정 △폭력적 팬덤정치의 절제와 변화 △계파 해체 촉구 △당심과 민심의 균형을 통한 지도부 선출 등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예산=김광연·장윤서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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