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입장 아니라는 '주52시간제 개편'…혼선·엇박자 윤 정부
'주 최대 92시간 노동 가능' 비판 봇물
윤 대통령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 아냐"
고용부 "확정된 걸로 국민들에게 오인"
"구체적 입법과제·정책과제 마련할 것"
2022-06-24 18:40:15 2022-06-24 18:40:15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주 52시간제 유연화'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하루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보고받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한 주무부처 고용노동부도 예시로 들었던 부분이 다소 부각되면서 확정된 걸 오인할 수 있다며 해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계속 검토를 해왔던 사안으로 입법과제와 정책과제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주 52시간제 유연화'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4일 고용부 측은 "저희가 예시로 들었던 부분이 다소 부각되면서 그게 마치 확정된 걸로 국민들에게 오인될 수 있어 대통령께서 공식적 입장은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 입장은 동일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주52시간제 개편과 관련해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현재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노사 합의로 '월 단위'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등 합리적인 총량 관리단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행 1주 최대 연장근로시간은 12시간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를 월 단위로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한주에 최대 92시간을 몰아서 일할 수 있게돼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주52시간제 개편은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발표했고 국정과제, 새정부경제정책방향 등에도 지속적으로 언급됐던 내용이다. 하지만 이날 윤 대통령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선을 그으면서 '혼선'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고용부 측은 '오인', '예시'라고 표현하면서도 "계속 검토를 해왔던 사안이고 6월에 발표하겠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던 상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상황이다.
 
고용부는 내달 중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꾸려 10월까지 4개월간 구체적인 입법과제와 정책과제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은 주 52시간제 내용을 거론하는 등 서투른 윤 정부의 정책 발표와 소통에 대해 엇박자, 불통, 과잉 충성 등 온갖 수식어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주 근로시간 92시간이 실현 불가능한 계산이라고 정부가 반박하고 있지만 안일한 정책 판단에 비현실적인 일은 늘 일어나지 않냐"고 질타했다.
 
이어 "결국 주 52시간제 무력화는 시도될 것으로 본다.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는 공염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주52시간제 개편론에 대해 "어제 보고를 받지 못한 게 아침에 언론에 나와서 확인해봤다"며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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