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4일 개원한 제11대 서울시의회가 1·2호 조례안으로 ‘도심주택공급 활성화 조례’와 ‘TBS 지원 중단 조례’를 발의했다. 총 112석 중 국민의힘이 76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는 향후 TBS(교통방송)의 교육방송 전환과 국토교통부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에 제동을 거는 등의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시의회는 국민의힘은 이날 의장·부의장 선출에 앞서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시의회 의사담당관에 접수했다. 해당 조례안은 현재 운용 중인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내년 7월1일 자로 폐지하는 내용이다.
이 조례가 통과되면 서울시가 TBS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진다. 폐지 조례안에 따라 서울시가 행정안전부에 교통방송 출자출연기관 해제조치를 밟게 되면 교통방송은 서울시에서 독립해 독립경영의 길을 걷게 된다.
그간 TBS는 매년 전체 예산의 약 70%에 해당하는 300억원 가량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했다. 지난해는 320억원 가량을 지원 받았다. TBS는 현재 법적으로 상업광고를 할 수 없어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예산 편성에 앞서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의 프로그램에서 TBS의 정치 편향성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고, 2020년 독립 재단이 됐으니 시 예산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압박했다. 이는 향후 TBS가 교통 방송을 상실했기 때문에 교육방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렀다.
지난 의장·부의장·모든 상임위원장과 대부분의 의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던 지난 10대 시의회와 달리 이번 11대 의회는 국민의힘 위주로 권력 지형도가 바뀌면서 이 조례안이 현실적으로 강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례안은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논의 한 뒤 본회의를 통과하면 조례로서의 효력을 얻기 때문이다. 문체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배정된 상태다.
서울시가 TBS를 교육방송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방송인 김어준씨의 방송을 중지시키려는 게 저변에 깔린 의도라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서울시는 오 시장의 주요 공약 사업인 '서울런'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을 시작으로 향후 전 연령대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생애주기별 '무료 사교육'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울시가 라디오로 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정치 방송 중단에 이어 이중으로 예산을 낭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국민의힘 최호정 원내대표는 "선거과정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께서 설립 목적을 다한 교통방송이 이대로 운영돼서는 안된다는 뜻을 강하게 밝혀 주셨다"며 "폐지조례안은 발의 당시 교통방송에 재직중인 직원들은 희망할 경우 신분이나 급여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서울시의 현 출자출연기관이나 신설될 기관에 우선적으로 채용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시의회는 국힘 의원 76명 전원의 의름으로 이날 서울 도심 재건축·재개발의 신속한 활성화를 위한 '도심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법령개정촉구 결의안'을 제1호로 제출했다. 재건축·재개발의 절차 간소화와 용적률 완화 등을 위해 국회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에 속도감 있게 나서야 한다는 의지다.
이 결의안에는 민영·공영의 공동주택 건설 때 고품질의 임대주택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이 가결되면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이송될 예정이다.
이번 임시회는 하루 일정인 관계로 시의회는 조례안 상정 등 본격적인 의정 활동은 상임위원장 선거 등 원구성이 완료되는대로 시작할 예정이다.
4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제11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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