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가상 콘텐츠 전문 제작사들이 주도해온 국내 버추얼 스튜디오 시장에 최근 정보통신업계(ICT) 기업들이 속속 가세하면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버추얼 프로덕션을 직접 구축해 드라마와 영화뿐 아니라 최근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에도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버추얼 프로덕션 영역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해외 현지에서 촬영이 제한되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미디어산업에서 활용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CJ ENM(035760)은 최근 경기도 파주에 'CJ ENM 스튜디오 센터' 구축을 완료했으며, 내부에 벽면 360도와 천장을 모두 대형 LED 스크린으로 꾸민 버추얼 스튜디오인 'VP 스테이지를 마련했다.
버츄얼 스튜디오는 영상물 촬영에 필요한 다양한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해 촬영할 수 있어 시공간을 초월한 제작 환경 조성이 가능하다. 크로마키 스크린이나 세트장을 활용한 뒤 촬영 영상을 편집해야 했던 기존 방식보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촬영에 몰입할 수 있고, 설치와 철거로 고비용이 수반되는 물리적 세트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몰입형 XR 스테이지, 메타버스 등 최첨단 실감 기술을 활용한 비주얼 제작이 가능해 한층 진화한 형식의 콘텐츠 제작도 이뤄질 수 있다. 서정필 CJ ENM Tech&Art 사업부장은 "CJ ENM 스튜디오 센터는 메타버스의 신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미래형 제작 인프라를 갖춘 컨셉으로 구축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달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제2테크노밸리에약 930평 규모의 VFX(Visual Effects)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TEAM) 스튜디오’를 열었다. U자 형태의 ‘볼륨 스테이지)’와 ‘XR스테이지’ 등 2개의 ‘LED 월(Wall) 스테이지’를 갖춰 제작 콘텐츠 특성 및 규모에 따라 최적화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SKT는 5G·AI·클라우드와 같은 ICT 인프라를 활용해 여러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와의 초연결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원거리에 있는 두 곳의 스튜디오가 클라우드에 접속해 동일한 배경을 LED 월에 구현한 뒤 실시간으로 촬영을 진행하면 한 공간에서 작업한 것과 같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
이 밖에 경기도 하남에 3400여평규모 버추얼 스튜디오를 설립한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을 비롯해 자이언트스텝, 텍스터스튜디오 등 10여개 콘텐츠 전문 제작사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게임업계 역시 버추얼 스튜디오를 포함해 자사의 IP와 확장현실(XR) 기술력 등을 결합한 콘텐츠 제작 시설을 마련했다. 버추얼 프로덕션 영역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할리우드를 비롯해 국외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 '아바타'와 '그래비티' 등에선 버추얼 프로덕션 기법을 도입했으며, '더 만달로리안'(디즈니), '웨스트월드'(HBO), '미드나잇스카이'(넷플릭스) 둥도 버추얼 프로덕션 기법을 도입해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실감형 콘텐츠 시장 규모가 2020년 2조8000억원에서 2022년 11조7000억원으로 5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추세를 따라 버추얼스튜디오도 수요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LED 상업용디스플레이 공급 확대를 위한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CJ ENM 스튜디오 센터 안에 자리 잡은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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