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자동차부상치료비(자부치) 특약에 몰리고 있다. 애초 생보사 가운데 이 상품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중단했던 흥국생명이 재출시를 검토 중이며, 한화생명은 신규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부치는 자동차 사고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부상 치료를 받았을 때 부상 급수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 4월 국내 생보사 중에선 처음으로 자부치 특약을 탑재한 ‘흥국생명 다(多)사랑OK상해보험’을 내놨다. 그러나 출시 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 흥국생명이 판매를 중단했던 것은 금융감독원의 가입한도 설정 및 요율(보험료) 산정 체계 변경 주문 때문인데, 이제는 고객 확보 차원에서 자부치 특약 출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에서 자부치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신규고객 확보”라며 “생보사의 기존 상품들은 과부화 상태이지만 자부치 특약은 가입시킬 수 있는 고객이 많은 일종의 틈새시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생보사들은 연이어 자붙이 보장 상품을 출시하거나 출시 계획을 밝히고 있다. NH농협생명은 11일 ‘뉴(New)삼천만인NH재해보험(무)’을 출시했다. 보험기간 중 자동차 사고로 상해가 발생했을 경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1급부터 14급까지 등급을 나눠 보장한다. 보험가입금액 5000만원 기준으로 1급은 5000만원부터 14급일 경우 50만원까지 보장하는 등 세분화된 기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다. 운전자 중 80세까지가 가입 대상이다.
동양생명은 1일 자동차 사고 부상 치료 등 재해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무배당 수호천사 내가 만드는 상해보험’을 출시했다. 자부치 특약 등으로 자동차 사고 부상 치료를 보장하고, 교통 재해 시 골절·수술·입원을 보장한다. 만 15세부터 최대 7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자부치 특약을 상품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해보험업계의 시각은 곱지 않다. 물론 자부치는 제3보험으로 분류돼 손보사와 생보사 모두 판매가 가능하지만, 손보사가 다뤄온 영역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운전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손보사들에게는 고유의 영역을 침해당했다는 인식이 크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왜 운전자보험이 손보에서만 판매가 가능한지 소비자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형사 합의금, 변호사 선임 등 운전 중 일어나는 각종 피해에 대해 보장하는 손보의 운전자보험에 비해 생보사의 자부치 특약은 신체적 피해만 담보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사들이 자동차사고부상치료비 상해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사실상 운전자보험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15일 서울 경부고속도로 반포IC 부근을 지나는 차량들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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