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수수료 문제 해결 논의와 관련해 "상생 방안이 사회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입법을 통한 제도 개선 등 추가적인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기정 위원장은 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상생안 도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생산적인 결론은 못 낸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정부는 배달앱 운영사와 입점업체 등 자영업자 간 합리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회를 출범시켰습니다. 하지만 이후 회의가 다섯차례 진행되는 동안 수수료를 비롯한 핵심 주제에 대한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생안 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다만 최근 배달의민족이 앱 내 배달매출액에 따른 차등 수수료 적용을 골자로 하는 상생안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난항을 겪던 논의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협의체에서 10월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직접 방안을 찾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한 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당사자가 상생을 통해서 합리적인 안을 내는 게 최선이지만 10월까지 상생협의체가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정부가 직접 나서 방안을 찾겠다는 설명입니다.
공정위는 배민 등 배달앱 3사의 '최혜대우 요구'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인데요. 배달 음식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 문제에 대해서는 "이중가격제가 공정거래법상 최혜대우 요구에 해당해 경쟁을 제한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필수품목 과다 지정 문제에 대해서는 "햄버거나 치킨 등 업종에서 냅킨과 물티슈 등 공산품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한 사건에 대해 심의를 앞두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 규제를 위한 제도 개선 방식이 법 제정에서 현행법 개정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는 "신속한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현행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며 "시장 안착을 위해서도 제정보단 개정이 훨씬 더 쉽다는 게 공정위의 관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배적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는 방식에서 '사후 추정'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는 "사후 추정이 규제의 강도가 더 약한 것은 맞다"면서도 "사전 지정과 사후 추정 사이 시간적 간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등 결혼 비용 부담 완화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내년 초까지 결혼 준비 대행 관련 표준약관을 제정할 계획"이라며 "과도한 위약금이나 부당한 면책 조항 등 불공정 약관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행정소송 패소로 환급되는 위약금이 크다는 지적에는 "최근 5년간 판결의 확정된 과징금 중 93.7%가 처분의 적법성이 인정됐고 승소율도 90%를 넘는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승소율을 더 높여 국민들의 우려가 없게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16일 취임 2주년을 맞은 한 위원장은 "2년간 입점업체, 소상공인, 가맹점주 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반경쟁적인 반칙 행위를 막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에 대한 영업상 비밀 요구 및 호출 차단 행위 건의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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