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민선 8기 첫 추경으로 역대 최대인 6조3709억원을 편성해 오세훈 시장 공약사업과 시민 일상회복에 속도를 낸다.
서울시는 13일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 6조3709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단일 추경으로는 작년 추경 4조2370억원보다 2조원 이상 많아 역대 최대 규모다. 필요 재원은 작년 순세계잉여금과 기존 사업 구조조정, 지방채 발행규모 축소 등으로 마련했다.
이번 추경안 6조3709억원은 올해 본예산 45조8132억원의 13.9% 규모로, 추경안이 통과되면 서울시 예산은 총 52조1841억원으로 늘어난다.
무엇보다 이번 추경안에선 오세훈 시장의 민선 8기 시정 방향인 약자와의 동행이 구체화됐다. 오세훈 시장은 민선 8기 슬로건으로 ‘동행·매력 특별시’를 강조하고 있다. 취임 보름여만에 탄생한 추경안에도 쪽방촌·노숙인·저소득 아동·청년·장애인 등이 전면에 등장한다.
대표적인 사업이 쪽방주민 동행식당 운영이다. 5개 쪽방촌 인근 식당 50곳을 지정해 쪽방촌 주민들이 하루 한 번 8000원 상당의 식사를 무료로 할 수 있다. 노숙인 급식 지원도 하루 1번에서 2번으로 확대하고 급식단가도 3500원에서 4000원으로 늘린다. 쪽방촌과 고시원 등 비주택 거주자에게는 공공주택 입주 보증금을 무이자로 융자할 예정이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서는 청년취업사관학교를 동작·강서에 추가 조성해 새로운 분야의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청년들이 생계 부담을 덜고 취업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청년월세 20만원과 이사비 40만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서는 상일동·남구로 등 1역사 1동선 미확보 5개 지하철 역사에 승강기 설치를 추진하고 승차간격이 넓어 휠체어 바퀴나 발이 빠질 위험이 있는 10개 역사에 자동안전발판을 시범 설치할 계획이다. 장애인 버스요금도 이달부터 100% 지원하고 있다. 대기시간이 길어 불편했던 장애인 콜택시와 바우처택시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고물가 상황 속에서 누적된 인상요인에도 대중교통 요금 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2015년 이후 8년째 대중교통 요금 동결로 운영기관 수익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역대 최대 금액인 4988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승객수 감소와 운송적자 누적이 심각한 상황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환경 확보를 위한 조치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1500억원, 코로나 유행 이후 승객 감소가 심각한 시내버스에 3300억원, 적자노선을 운영하는 마을버스에 150억원, 올해 첫 운행을 시작한 신림선 경전철 민간사업자에 38억원을 한시지원할 방침이다.
시민들이 스스로 건강관리 습관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서울형 셀스케어 시스템 구축, 아이 돌봄 걱정을 덜어 줄 서울형 키즈카페, 어린이집 영유아 보육료 지원 확대 등으로 돌봄 공백을 메우고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국회대로를 지하화하고 지상부에 공간을 조성하는데 259억원을 추가 투입하며, 수변감성도시 조성을 위해 21억원을 들여 중랑천·안양천 등 하천 내 악취·노후시설물을 정비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서울사랑상품권을 총 2120억원 규모로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황보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양극화 심화로 더욱 힘들어진 사회적약자를 보듬고,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편성했다”며 “시의회에서 의결되는 대로 신속하게 집행해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황보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가 13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올해 2차 추경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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