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조선일보 주최 행사에 참석해 "뉴노멀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을 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문화일보 주최 '문화미래리포트 2022'에도 참석한 바 있다. 대통령이 언론사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각에선 최근 보수언론들이 일제히 윤석열정부에 비판적 논조로 전환하자, 원만한 관계를 위한 제스쳐로 해석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선 후보 시절에도 언론사 행사는 빼놓지 않고 찾았다. 지난해 10월 국민일보 주최 '2021 국민미래 포럼', 11월에는 중앙일보 주최 '2021 중앙포럼'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사직하고 대선 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찾은 공식행사도 조선일보의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였다. 윤 대통령과 대선에서 겨뤘던 이재명 민주당 의원도 언론사 행사들을 쫓아다녔지만, 대통령 신분이 되고서도 같은 행보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크다.
특히 대통령실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예방 차원에서 지난 11일과 12일 윤 대통령의 일정을 최소한의 기자 취재(풀)도 허용하지 않는 '전속'으로 처리한 터라 이날 행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된다. 특히 고물가 등 엄중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일정 하나하나가 메시지가 된다는 점에서, 시점에 대한 비판도 더해졌다. 한 여권 인사는 "대통령실은 대통령 지지도가 급락한 이유 중 하나로 언론을 꼽고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행사를 찾음으로써 해당 언론과의 원만한 관계를 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전임 문재인정부와 비교해도 매우 이례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재임 기간 언론사 주최 행사에 대독이나 영상 참여는 했어도 직접 참석한 사례는 없다. 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0년 단위로 가령 50주년 행사 등에 의전 레벨이 가장 높은 영상 축사를 보냈다. 그외는 서면 축사나 대독을 한 적은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참석은 아무리 생각해도 대통령 의전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가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미정 언론연대 정책위원은 "대통령이라는 위치가 그렇게 가볍게 행보를 해서는 안 될 자리임에도 이에 대한 자각이 없는 것으로 보여 우려가 된다"고 했다. 정 위원은 "대통령은 특정 언론사와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을 해도 되는 자리가 아니다"며 "다양한 정치적인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명백하게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임유진·박주용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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