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서울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한 보수단체 시민이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미국대사의 임명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2022.7.11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보수시민단체들이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의 부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열었다. '동성애자 대사를 한국에 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골드버그 대사는 대북강경파로 알려져있어 국힘의힘이 견지한 대북정책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 코메디같은 상황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대윤본부 동우회가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동성애자인 골드버그 대사 부임 반대 시위를 열었다.
이에 손한나 대윤본부 동우회 대표는 “대사는 물러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성소수자가 공인으로 활동하는 것은 국가·가정 등에 있어 대북제재보다 손해가 크다”며 “바이든 미국 정부가 골드버그 대사를 보낸 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무언의 압력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윤본부 동우회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팬클럽 활동을 자처한 단체다.
동우회 뿐 아니라 반동성애기독교시민연대, 옳은부모연합 등 다른 보수 시민단체들의 반대도 거세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미 대사관에서 골드버그 대사의 임명 규탄 시위를 열기도 했다.
이에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의 성소수자 혐오에 ‘정면 돌파’ 방식을 택했다. 앞서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12일 박진 외교부 장관 예방을 시작으로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퀴어축제에 참여해 성소수자 권리를 지지하는 공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또한 이날 축제에는 뉴질랜드, 캐나다 대사 등 주요 외빈이 참석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호를 강화해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아베 피습 사건을 계기로 외빈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며 "미 대사 참석이라는 특수성, 반대 단체들의 집회 신고 접수 등 여러 위해 요인을 고려해 경호를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내용을 접한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나라 망신 다 시키네 진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단지 동성애자라는 걸로 다른 나라 대사 임명을 반대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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