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외국인 국채 등에 물리는 이자·양도소득세 대한 ‘비과세’ 방안을 검토한다. 재정 수요의 지속적인 확대로 외국인들을 한국 국채시장 등의 투자에 유인하고 고환율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세수가 1000억원 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긍정적 요소가 큰 만큼, 올해 세법 개정을 거쳐 내년부터 적용할 공산이 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제3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직후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인 고물가시대 대응하고 금리인상 통화긴축 가속화 흐름에서 국채·외환 시장 안정화시킬 다양한 지원을 세제개편안에 반영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비거주자 외국법인의 국채 통화안정증권이자 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G20 재무장관회의 동행기자단)
정부는 향후 재정 수요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고 있어 외국인들의 한국 국채시장 등 투자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수요 기반을 확대하고 국채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해 세계국채지수(WGBI) 가입을 적극 고려 중이다.
외국인 국채 등 이자·양도소득 비과세를 단행할 경우 국채 수요기반 확대 및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 국채금리가 인하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고공행진을 보고 있는 환율의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0원 오른 달러당 1326.1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사상 처음 단행했지만 환율 급등세를 막지 못했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9원 오른 1318.0원에 개장한 뒤 약 7분 만에 132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장중 132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30일(고가 기준 1325.0원) 이후 13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WGBI 편입국가 대부분이 선진국이고 편입국가 대부분이 외국인 국채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에 대해 과세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국채 등 이자·양도소득 비과세에 따라 세수감소 규모는 1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세수가 감소할 수 있으나 외국인 투자 증가, 국채 이자비용 절감효과 등을 살피면 전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란 게 추 부총리의 설명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자비용 절감효과는 실무진들이 추산하기로는 연간 5000억~1조1000억원 정도"라며 "당연히 이자소득 비과세하면 세수감소 효과가 있는데 1000억원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국채 투자에 대해서 비과세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외국인 투자자들한테는 인센티브가 될 것이고 그럼 투자가 늘어나고 이자비용은 상대적으로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리(인도네시아)=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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