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지주에 자회사로 편입된 후 투자사업 부문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NS쇼핑(NS홈쇼핑)이 암초를 만났다(사진=NS홈쇼핑)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하림지주(003380)에 자회사로 편입된 후 투자사업 부문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NS쇼핑(NS홈쇼핑)이 암초를 만났다. 정부로부터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성 있는 홈쇼핑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지원한 자회사가 하림지주 산하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S쇼핑은 유통사업 부문과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기 위해 9월15일로 예정됐던 임시 주주총회를 10월4일로 연기했다.
당초 분할기일은 10월1일이었다. 하지만 주총을 2주 앞두고 일정을 미루면서 분할기일 역시 10월19일로 연기됐다. 임시 주총 및 분할일정 변경에 대해 NS홈쇼핑 측은 "유관 부처와 협의해 일정을 변경한 것"이라며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변경 승인을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NS홈쇼핑이 주총을 열기 위해서는 과기정통부로부터 인적분할에 따른 변경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 방송법 제15조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는 합병이나 분할, 경영권 실질적 지배자 등이 변경됐을 경우 주무부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변경 승인을 얻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변경 승인 신청서가 접수되면 근로일 기준 60일 이내에 검토하고 추가로 검토가 필요할 경우 30일 연장할 수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변경 승인 심사가 길어지는 상황이다.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오너일가만 배를 불리게 됐다는 논란이 일면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과기정통부의 고민도 깊어 질 것으로 보인다.
이 논란의 시작은 하림지주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NS홈쇼핑을 상장폐지하고 100%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히면서다. NS홈쇼핑은 유통사업 부문과 자회사 등을 포함한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투자사업 부문은 하림지주와 합병할 예정이다.
그간 NS홈쇼핑은 홈쇼핑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본업 투자나 주주환원보다는 자회사를 지원하는데 사용했다. NS홈쇼핑은 자회사 하림산업의 양재 첨단물류센터 조성을 위해 7000억원 넘게 투자했고 식품사 엔바이콘, 글라이드에도 각각 260억원, 16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NS홈쇼핑은 자회사 부진을 떠안은 탓에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8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NS홈쇼핑이 키운 하림산업이 하림지주로 넘어가면 관련 수혜가 결국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하림지주로 집중될 것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과정이 안정적 경영승계를 위한 과정으로도 본다. 하림지주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으로 지분 22.95%를 갖고 있다. 2대 주주는 20.25%를 가진 한국인베스트먼트이며 3대 주주는 올품이다. 김 회장의 장님인 김준영씨는 하림지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공시됐으나 3대 주주 울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인베스트먼트는 올품의 100% 자회사다.
홈쇼핑의 경우 공공성과 공적 책임이 있는 만큼 과기정통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지 주목된다. 상황이 이러니 만약 NS홈쇼핑이 이달 안으로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주총 일정이 또다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NS홈쇼핑이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는지 확인해줄 수 없지만, 심사를 진행할 경우 소비자, 이해관계자, 부처별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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