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권역별 비례제 추진 "이번 아니면 기회 없다"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득표율·의석수 왜곡 고쳐야 한다는 게 허대만의 유지"
2022-09-02 17:23:06 2022-09-02 18:01:33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권역별로, 개방형 명부로 선출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한 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독식을 막고, 득표율에 따른 의석수 왜곡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는 지난달 22일 세상을 떠난 허대만 전 경북도당위원장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했다.
 
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기존 전국 단일 선거구였던 비례대표 의원을 서울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강원, 광주·전라·제주, 대전·세종·충청 등 6개 권역으로 나누어 선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의 당선 순서를 정하는 '폐쇄형 명부'에서 후보의 득표에 따라 당선되는 '개방형 명부'로 전환해 유권자의 선택권을 높였다. 지금까지는 비례대표는 정당에만 투표했지만 이 제도가 현실화되면 특정 정당이 추천한 비례대표 의원 후보 중 1명을 선택해 투표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개정안 내용을 살펴보면,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고 현재 총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 국회의원 정수에 비례해 배분한다. 이렇게 되면 총 47석 비례대표 의석이 서울 9석, 부산·울산·경남 7석, 대구·경북 5석, 인천·경기·강원 15석, 광주·전라·제주 6석, 대전·세종·충청 5석으로 나뉘게 된다. 예를 들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에 5명 정도의 비례대표 후보를 내고, 국민의힘과의 경쟁에서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총 5석 중 2석을 확보하게 된다면, 민주당 소속의 대구·경북 비례대표 후보 5명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한 1, 2위 후보가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다. 반대로 민주당의 강세지역인 광주·전라·제주에서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 것이 때문에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석이 나올 수 있다. 기존에 전국 단위로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정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 것과는 다른 방안이다.
 
허대만 전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가운데)이 지난 2020년 7월20일 국회에서 열린 대구광역시당·경상북도당·제주특별자치도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개정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에 대해 "허대만 동지의 유지를 받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허대만 법, 어제 발의했다"며 이번 개정안을 '허대만 법'으로 칭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총선에서 현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영남에서 63%의 득표율로 89%의 의석을 차지했다. 선거로 63%의 지지를 얻었으면 의석도 그래야 한다"며 "그런데 90%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와 반대로 민주당은 37%의 지지를 얻었지만 의석은 11%에 그쳤다"며 "이런 심각한 왜곡을 고쳐야 한다. 그게 허대만의 유지"라고 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제 토론회를 할 때 많은 의원들이 참석했고,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반드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어제 그 자리가 지혜를 모으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우리 당의 의지를 모으는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추진에 대한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도부가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며 "다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역으로 국민의힘에게 있어서는 호남이 취약지역"이라며 "앞으로 국민의힘과 공청회를 통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논의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