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파업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던 올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노사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업계 '맏형'인
현대차(005380)와 다년간 파업을 겪었던 르노코리아가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완료한 데 이어 한국지엠과
기아(000270)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이날 오후까지 이틀간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일 △기본급 5만5000원 인상 △타결 일시금 500만원 등의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투표가 최종 가결되면 한국지엠 노사는 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성공한다. 이렇게 되면 5개사 중 협상이 진행 중인 곳은 기아만 남는다.
쌍용차(003620)는 지난해 임단협 주기를 3년 단위로 조정해 올해 교섭을 진행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의 찬반투표 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적자 지속과 판매량 감소 속에 노사 안정이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토대라고 인식하고 마련한 잠정합의안이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도 지난 5일 담화문을 통해 "올해의 임단협 타결이 얼마나 우리에게 중요한 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교섭에 임했다"며 잠정합의안 동의를 요청했다.
지난해 현대차 임단협 조인식.(사진=현대차)
가장 먼저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한 것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4년 연속 파업 없이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데 이어 찬반투표에서도 61.9%의 찬성률로 이를 가결시켰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등과 함께 울산공장 내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 등의 내용이 담겼었다. 4년 연속 무분규는 현대차 노사 역사상 처음이다.
이어 르노코리아 노사가 지난달 31일 4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완료했다. 기본급 6만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등의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고 54.1%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르노코리아는 2020년 임단협 교섭이 이듬해까지 이어지는 등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노조가 파업을 단행했다. 올해도 사측이 3년간 다년합의를 제안하면서 파업 위기가 불거졌지만 노조의 반발을 수용해 제안을 철회하면서 임단협은 무난히 타결됐다.
기아의 경우 지난 2일 노사가 2년 연속 무분규로 도출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임협은 가결되고 단협은 부결됐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기본급은 9만8000원 올렸다. 다만 단협 안에서 신차 구매 할인율 축소를 두고 조합원의 반대 의견이 있는 정도에서 노사 합의가 곧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처럼 무난한 임단협 교섭 과정은 매우 이례적이다. 코로나19 지속,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에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완성차업계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사안정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특히 미래차 전환 시기를 맞아 향후 노사 리스크는 더욱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실제 줄어드는 인력으로 업종전환이나 전기차 전환 계획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다"며 "강성노조로 인해서 강대강 또는 노노 갈등도 생길 수 있는 요소가 커지기 때문에 앞으로 노사 관계 조율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임단협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5사는 하반기 판매량 반등에 나선다. 지난달 5사의 판매량은 총 61만5186대로 전년 동월(55만427대) 대비 11.8%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두 달 연속 증가다.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반도체 부품 수급난의 점진적 완화로 국내 자동차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 현대차 아이오닉 6, 7세대 그랜저, 기아 EV6 GT 등의 소비자들이 관심이 높은 신차 출시가 예고돼 있어 업계는 판매량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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